1020세대 여성들의 높은 정치 참여도 주목
한파 속 이어진 '응원봉 탄핵 집회', 시민 연대의 장 열려
[더팩트ㅣ서예원 기자] "귀중품 같은 응원봉에 '탄핵' 글자를 새겼다는 것, 그만큼 현 상황을 무겁게 생각한다는 것이죠"
지난 14일 집회에 참가한 18세 고등학생 김 모양은 "이것이 새로운 집회의 탄생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집회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젊은 세대의 높은 참여율이다. 그들은 각자의 응원봉, 깃발,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로 뛰쳐 나왔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 화제를 모았던 '유모차 부대'가 2024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는 '아이돌 응원봉 부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집회의 양상도 예전과 달라졌다. 노동가 중심이었던 집회는 K팝을 중심으로 축제처럼 진화하며 젊은층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응원봉은 아이돌 그룹 간의 차별화이자 어두운 공연장에서도 가수와 팬이 서로를 알아보고 구별하기 위한 수단이다.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평을 받는 10·20·30대 여성들이 국회 앞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며 '내가 여기 있음을,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알아보라'고 외치고 있다.
응원봉의 주인인 소녀시대, 뉴진스, 아이유 등은 팬들의 응원봉 물결에 응답했다.
'응원봉만 있다면 '버니즈(뉴진스 팬덤)' 이름으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 '유애나(아이유 팬덤)의 언 손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지길 바란다'고 말이다. 추운 날 자신의 응원봉을 들고 나선 팬들을 위해 각종 음식과 음료를 선결제하며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한파를 뚫고 국회 앞을 형형히 밝힌 시민들을 향해 이제는 나라가 응답할 차례다.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을 피하지 않은 시민들에게 '다시 만난 세계'를 안겨줄 차례다.
2025년은 꺼지지 않는 응원봉처럼 밝은 새해가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yenn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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