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처리 안돼 '거리의 민폐'
홍대 일대, 결국 '노 탕후루존'까지 등장
[더팩트ㅣ남용희 기자] 형형색색 과일에 설탕 시럽을 입힌 '과일 꼬치' 탕후루.
10여 년 전 화교들에 의해 인천 차이나타운에 상륙한 탕후루는 어느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겨 찾는 간식이 됐다. 하지만 쓰레기 뒤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거리의 민폐'가 되고 있다.
지난 25일과 27일 오후 '젊음의 거리'인 서울 홍대입구역 일대.
맛도 맛이지만 일렬로 꽂힌 과일에 설탕 코팅을 입혀 놓은 '예쁜' 탕후루를 받아 든 젊은이들이 꼬치를 들고 연신 카메라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탕후루는 본래 산사나무의 열매를 꼬치에 꽂은 뒤 엿당을 바르고 굳혀 만든 중국의 전통 간식이지만 최근에는 딸기나 포도, 파인애플, 블루베리 등 다양한 과일에 설탕 코팅을 입혀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취재 중 만난 한 시민은 탕후루가 인기인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맛있잖아요. 모양도 예쁘고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하지만 예쁘고 달콤한 탕후루의 맛 뒤엔 씁쓸한 문제점이 잇따르고 있다. 바로 탕후루에 쓰이는 나무꼬치와 설탕 코팅이다.
탕후루 매장에는 나무꼬치와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한 쓰레기통이 마련돼 있거나, 먹은 뒤 꼬치 및 쓰레기를 반납하면 처리해 주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탕후루를 구매한 뒤 이동하며 즐기고 있었다.
이동하며 먹다 보니 설탕 코팅과 과일도 거리로 떨어지고 꼬치와 종이컵 등 쓰레기가 여기저기 버려지기 마련.
기분 좋게 홍대를 찾은 시민들은 탕후루 쓰레기가 버려진 곳을 지날 때 악취로 인해 인상을 찌푸리거나 얼굴 주변으로 날아드는 파리를 쫓았다. 또 봉투에 꽂힌 꼬치를 보고 혀를 차는 시민들도 보였다.
자연스레 탕후루 가게 주변 매장들은 피해를 입었고, 홍대 주변에는 결국 '노(NO) 탕후루존'까지 생겨났다.
취재진이 '노 탕후루존'을 운영하는 A씨에게 노 탕후루존을 운영하게 된 이유를 묻자 손사레를 치며 말했다.
"요즘같이 더울 때 저게(설탕 코팅) 바닥에 떨어지면 금방 녹아서 끈적거리고, 잘 닦이지도 않는다" "꼬치도 크고 뾰족해서 쓰레기봉투가 찢어져, 버리기도 어렵고 매장에 개미나 파리 등 벌레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탕후루 매장에선 나무 꼬치와 쓰레기 등을 처리해주니 먹고 난 뒤 매장에 버려 달라고 얘기 하지만, 탕후루로 인한 피해로 '노 탕후루존'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다.
눈과 입을 충족하는 간식을 즐기기 위해선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뒷정리까지 제대로 하는 '철저한 시민 의식'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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