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곳에서는 공실률 60% 기록...거주 인구 부족이 문제
청사 이전에 따라 형성돼 특성상 상가 공실은 불가피하다는 지적
[더팩트ㅣ세종=이동률 기자] 행복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슬로건을 걸고 도약하고 있는 세종특별자치시가 상가 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세종시는 전국에서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가장 심한 지역에서는 공실률 60%를 기록할 정도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3년 2분기(4~6월) 기준 전국 및 지역별 '상업용부동산 임대 동향에 따르면 세종시 소규모 상가(2층 이하이고 연면적 330㎡ 이하) 공실률은 전국 최고인 15.7%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6.9%)의 2배가 넘었고, 최저인 울산(4.6%)의 3.4배에 달하는 수치다.
실제로 대부분 동네의 주요 상가엔 매매-임대라는 안내문과 함께 먼지가 가득 쌓여있는 공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정부세종청사가 위치한 어진동도 마찬가지였으며, 특히 세종시청 바로 옆에 자리한 금강 특화 상가는 금강이 눈앞에 보이는 이른바 명당임에도 대부분 공실이었다.
점심 시간과 퇴근 시간이면 활기차야 할 상가에는 사람들 대신 부동산 임대 안내문만 가득해 상가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였다.
부동산 관계자들도 세종시의 공실률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청사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공실 상태가 오래되니 최근에는 임대 문의도 줄어들었다"며 "현재 세종에 새로 건설되는 주거단지에 공실이 딸려 나오는 경우가 많아 당분간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따르면 상가 공실률은 △2018년 38.34% △2019년 33.90% △2020년 30.04%로 계속 떨어지고 있으나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어진동과 금강변 특화 상가 등은 2018년보다도 오히려 공실률이 높아졌다.
지역별로 세분화해서 보면 △보람동 세종시청 인근 금강변 특화 상가(60.50%) △한솔동(56.25%) △대평동(55.42%) △새롬동(8.03%) △도담동(12.07%) △종촌동(13.49%)으로 금강변 특화 상가의 공실률이 가장 심각하다.
세종시의 상가 공실 문제는 지난 2012년 세종시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가 몰려 자연스럽게 형성된 상권이 아니라 정부청사 이전 계획에 따라 형성된 신도시인 세종시 특성상 상가 공실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또 세종시의 인구 증가율이 줄어드는 것도 공실률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3년 6월 국내 인구 이동통계에 따르면 세종시 다른 시·도에서 전입한 인구가 3819명인 반면 전출자는 이보다 41명 많은 3860명(-0.1%)으로 조사됐다.
거주 인구가 없으니 상권이 발달할 수 없어 자연스럽게 공실률이 높아질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공실률 문제가 계속 이어지자 세종시도 여러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동안 불허해 왔던 상가의 업종 허용 용도를 완화해 다양한 업종들이 상가에 들어설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역세권이라고 불리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인접 상가의 3층 이상은 그동안 학원, 병원, 업무시설로 제한했지만 근린생활 시설 중 음식점, 충전소 등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허용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세종시는 상가 허용 용도 변경안을 마련해 시민 공람 및 행복청 등 협의를 완료하고, 9월 중 공동(도시 계획+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10월 중 고시할 계획이다.
행복 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세종. 출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세종시는 높은 공실률로 인해 '소상공인의 무덤'으로 불리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모두가 행복한 도시' 세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한 공실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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