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남윤호 기자] 인구 절벽·학령 인구 감소와 맞물려, 추억 속의 모교가 흉물스런 폐교의 모습으로 전락하고 있다.
경북 영양군 일월면에 위치한 가곡초등학교는 1948년 처음 개교해 1998년 폐교할 때까지 50년간 195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폐교 후 가곡초는 국가산채 클러스터 조성을 목적으로 영양군에 매각됐다. 10년 동안 추진된 해당 사업은 2020년 재조사 끝에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짓고 전면 백지화됐다.
영양군은 "(국가산채 클러스터)사업 이후 이렇다 할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향후 활용 계획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가곡초는 폐교 이후 26년째 방치되고 있지만 향후 활용 방안도 불투명한 셈이다.
지방교육재정알리미가 고시한 폐교 자산은 2022년 기준으로 총 3,896개. 매각된 폐교와 임대·자체 활용 학교를 제외하면 351개 폐교가 방치된 상황이다.
수치상으로 봤을 때 활용되지 못한 폐교의 수는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가곡초와 같이 매각된 후 관리되지 않는 자산은 시·도교육청에서 집계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된 폐교의 숫자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목적 없이 방치된 폐교부터 한정적인 활용 목적과 사후 관리까지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이 눈에 띈다.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에선 '폐교재산을 교육용·사회복지·소득증대 시설 등' 용도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의돼 있다.
또 임대·매각 주체인 시·도 교육감은 폐교재산 활용계획을 수립할 때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의돼 있어, 관계 단체와 주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마련해야 한다.
대부분 방치돼 있는 폐교들은 한정적인 활용 목적 외에도 좋지 않은 접근성, 높은 임대료, 노후된 건물, 지역 주민들의 동의 등 안고 있는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전남교육청은 지난 2021년, 여수 돌산중앙초등학교를 '돌산365 가든'이라는 이름의 쉼터로 조성했다. 돌산중앙초는 2007년 폐교된 후 14년 동안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부지다.
알록달록한 색을 뽐내는 돌산365 가든은 사계절 꽃밭과 산책로가 마련돼 있지만 학교 내부까지 활용하지 못한 한계점이 있다.
교육부는 이 같은 문제의 해결책으로 지난 2020년 개정된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폐교를 야영장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체험학습장, 노인 요양, 문화, 공공 체육 시설 등으로 활용됐던 폐교에 하나의 선택지가 늘어난 것이다.
을씨년스럽고 귀신이 나올 것 같은 폐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년기 추억 그대로 학교가 있을 순 없겠지만 흉물스럽게 방치된 폐교의 모습이 아닌 쓸모 있는 장소로의 활용 방안을 더 모색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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