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수염으로 체중 7kg정도 빠지기도
[더팩트ㅣ남용희 기자] 2021 신축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으나, 207일 만에 가석방됐다. 이후 북미 해외 출장을 시작으로 '뉴 삼성'의 행보를 재개했다.
1월 18일 '국정농단 뇌물' 제공 혐의로 법정에 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18일 뇌물공여·업무상횡령 등으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새로운 삼성준법감시제도가 그 실효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상 이 사건에서 양형조건으로 참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러한 모든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 이재용에 대해서는 실형 선고 및 법정구속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후 8월 13일 이 부회장은 재수감된지 207일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을 걸어나온 이 부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하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출소한 이 부회장은 수감 전보다 흰머리가 늘고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수감생활 두 달 만인 지난 3월 충수염으로 인해 삼성서울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았고, 이후 27일 만에 퇴원해 구치소로 복귀했지만 대장 절제 수술로 인해 체중이 7㎏ 이상 줄어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으로 풀려나고 6일 뒤 '삼성 합병 의혹' 재판을 시작으로 법원에 출석했다. 삼성 합병 의혹 재판이 시작된 이후 불구속 상태로 출석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그러던 중 이 부회장은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41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부법적으로 상습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6월 이 부회장에 대해 당초 벌금 5000만 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별건의 프로포폴 투약 혐의가 송치되며 공소장 변경을 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이후 법원은 이 부회장에게 벌금 7000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1702만 원을 명령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이번 일은 제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로, 치료를 위한 것이지만 깊이 반성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도 항소를 포기하고 벌금형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검찰도 구형량과 법원 선고형량이 동일해 항소를 하지 않아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에도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 삼성물산 부당 합병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재판을 받으면서도 이 부회장은 미국 동부와 서부를 횡단하는 강행군을 감행하며 '뉴 삼성'의 행보를 알렸다.
약 열흘간 북미를 방문해 바이오와 5G, 인공지능 등 삼성의 미래 성장 사업을 직접 챙겼고 17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 제2공장과 관련한 최종 의사결정도 마무리 했다.
귀국한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오래된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보고 회포를 풀 수 있었고, 또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좋은 출장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신규 파운트리 투자에 대한 전망에 관해서는 "투자도 투자지만 (미국에서) 우리 현장의 목소리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복귀한 지 12일 만에 이 부회장은 다시 중동으로 향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지역 주요 국가를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중동에서 미래 사업 챙기기와 신시장 개척에 나서기 위해서였다.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부회장은 "전 세계에서 전문가들이 오셔서 전 세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각 나라나 산업에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최근 이 부회장은 대표이사 3명을 모두 교체하는 등 예상을 깬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고, 10년 만에 가전과 모바일 부문을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시행했다.
올 연말, 쇄신에 발맞춰 안정보단 '변화'에 초점을 둔 인사를 단행한 '뉴 삼성'. 이 출발을 알린 이 부회장과 삼성의 2022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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