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남윤호 기자] '나는 임차인입니다'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국민의 큰 공감을 받으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까지 나섰던 윤희숙 의원이 25일 국민권익위의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을 받은 것을 이유로 의원직 사퇴를 발표했다.
21대 국회에 합류한 초선 윤희숙 의원에게 이목이 집중된 건 2020년 7월 임대차 3법이 여당 주도로 표결된 후 5분 발언 당시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 부터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한 윤희숙 의원의 5분 발언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부동산 문제와 부딪힌 국민에게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임차인'이라기에 무주택자인 줄 알았던 윤 의원은 재산 신고액이 알려지면서 곤혹을 겪기도 했다. 윤 의원의 2020년 5월 기준 재산 신고액은 12억 7871만 원, 부동산 신고액을 살펴보면 서울 성북구 돈암동 아파트 건물과 서초구 아파트 전세권, 세종특별시 아파트 1채를 소유하고 있었다. 다만 세종시 아파트의 경우 재산신고 후 매각했다고 윤희숙 의원이 SNS로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인 윤 의원은 대선 출마 선언 당시 "1년 경험으로 대통령처럼 중차대한 자리를 책임질 수 있겠냐는 우려도 많을 것"이라며 "그러나 제가 본 정치판에 정치는 없고 권력 유지를 위한 정치 기술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년 동안 신생아 수가 반으로 줄고 이 정부 3년간 전일제 일자리 200만 개가 날아갔다"라며 청년들의 기회 박탈과 인구 감소, 일자리 문제를 지적했다. 윤 의원은 '청년의 희망'을 강조하고 '너 죽고 나 살자' 정치를 끝내자고 말하며 "민주주의의 본질을 회복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권 도전에 나섰던 윤 의원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직 사퇴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의 부친이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의혹 제기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윤 의원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아버님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돼 송구하다"라며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으나 어머님의 건강이 악화되는 바람에 한국 농어촌 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에서도 이런 사실 관계와 소명을 받아들여 본인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혐의를 벗겨주었다"며 "권익위 조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독립 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돼 가는 친정 아버님을 엮는 무리수가 야당의원 평판을 흠집 내려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나"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 행태"라며 "그 최전선에서 싸워 온 제가 우스꽝스러운 조사 때문이긴 하지만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해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이 사퇴 의사를 번복하지 않는다면 윤 의원의 사직안은 국회 본회의에 올라 의원들의 표결 절차를 거쳐 사퇴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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