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가장 긴 '고용 한파'…구직자도 소상공인도 '울상'
[더팩트ㅣ이덕인 기자] 지난 1월 대한민국에 스며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일상의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1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는 발목을 잡혔고, '고용시장' 또한 단단히 얼어붙었다.
최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2696명을 대상으로 '2021년 새해 계획'을 조사한 결과 설문자들이 가장 아루고 싶은 새해 계획은 예상대로 '취업'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위해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더팩트>취재진은 취업 준비생과 재취업 어르신, 자영업자 등을 만나 그들의 현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 코로나 역경 딛고 '재취업 도전'
지난달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어르신일자리센터. 10명의 어르신이 교육장에서 재취업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그중 단아하게 차려입고 강사의 말을 꼼꼼히 노트에 기록하는 60대 중순의 이명선 씨가 눈에 띄었다.
쉬는 시간, 이 씨에게 교육 참여 이유를 묻자 "여름까지 보험사로 꽤 인정받으면서 일했다. 코로나가 금방 지나갈 줄 알았는데 길어지다 보니, 보험을 해지하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자연스레 일을 그만뒀다. 다른 일을 구할 생각이다"며 속사정을 말했다.
◆ 자영업자 발목 잡은 코로나…'요가원장의 한숨'
지난 19일 서울 김포 풍무동에서 요가원을 운영하는 정미진 씨는 취재진에게 걱정을 토로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올라 수도권의 요가원과 필라테스, 헬스장 등이 3주간 문을 닫는 바람에 정 씨는 수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작년, 회원들로 넘치던 정 씨의 요가원은 계속되는 코로나 여파로 회원이 줄더니 결국 환불을 요청하는 이들도 생겼다.
정 씨는 취재진에게 "요가원은 수업 내내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한다. 마스크를 벗는 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은 영업이 되고, 우리(실내체육시설 등)는 왜 영업이 안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또 김포시는 지원금조차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월 임대료가 감당이 안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 '일하고 싶어요'…채용박람회 찾은 구직자들
지난달 서울 노원구에서 열린 일자리박람회에는 대학 졸업을 앞둔 학생부터 고령의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가득 붐볐다. 올해 채용 관련 박람회는 코로나 여파로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오프라인 박람회도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VR 면접을 진행하는 등 예전과는 다른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한참 채용기업 리스트를 바라보던 고령의 최 씨는 "좋은 일자리가 있나 해서 (박람회에) 들렸다. 일주일에 2~3일 구청에서 아르바이트 비슷하게 일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인지 (구청) 일거리도 줄어들어 다른 일을 더 구해볼까 생각중이다"고 말했다.
온라인 VR면접을 진행하던 김연주 씨는 "곧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 친구들도 올해는 취업 자리가 많이 없어서 걱정이 많다. 온라인 박람회도 거의 보고 있다. 기업들이 채용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17일 정부는 일자리 정책을 담은 2021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 발표했다. 코로나로 얼어붙은 청년·노인 일자리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내년 일자리 예산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104만 개의 재정 투입 일자리 중 50만 개 이상을 내년 1월 중 추진한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코로나로 피해를 받고 있는 모든 이에게 불균형 없이 조금 더 현실적으로 스며들어야 한다. 또 정부를 비롯해 지차제와 기업 등이 각각의 자리에서 구직자, 자영업자 등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구체적인 대책과 행동을 보여 팬데믹을 함께 이겨 나가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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