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임세준 기자] "특명, 안철수를 잡아라!"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으로 국민의당이 존폐 위기를 맞고 있던 지난 7월, 2주 넘게 '잠행'을 이어가던 안철수 전 상임대표가 아내 김미경 교수와 함께 강원도 속초의 한 음식점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은 '제보 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검찰 조사를 받고 구속되는 상황이어서 그의 행적은 더욱 관심을 모았다.
7월 10일,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 속에서 '대선 축제'의 열기는 조금씩 약해졌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으로 잊고 있던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의 '문준용 씨에 대한 제보 조작 사건'이 국민의당을 존폐위기로 몰아갔다. 대선 패배 이후 잠행을 이어가던 안 전 대표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커져갔다. 정오 무렵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안 전 대표가 속초 음식점에 나타났다는 글과 함께 사진이 게재됐다. 당시 모든 언론은 잠적한 안 전 대표의 근황 취재를 위해 전국을 뒤지다시피 할 때였다.
<더팩트> 사진기획부 단체톡방이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각자의 주변에서 잇따라 나오는 제보들을 공유하며 안 대표의 뒤를 쫒았다. 기자 역시 "안 대표는 대체 강원도 어디에 있는 것일까?"라고 생각하며 고단한 하루의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회사로 돌아와 퇴근할 마음에 들떠 있던 단꿈은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 퇴근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고 부서 채팅방에 뜬 알림 하나 때문이었다.
"가용인원 모두 속초로!"
문자를 받은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이미 속초로 향하는 차량의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동해안으로 향하는 취재인원은 모두 6명. 가평휴게소에 모여 작전 회의를 했다. 속초와 양양, 강릉 일대 모든 숙소 탐색, 그리고 주요 거점 지역에 대한 탐문을 계획하고 오후 9시쯤 각자의 목적지로 뿔뿔이 흩어졌다.
고성부터 속초까지의 규모있는 숙소를 모두 찾았다. 안 전 대표의 차량을 알고 있었기에 그 차량을 찾으려고 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숙소 목록에서 숙소가 줄어들면서 마음도 타들어갔다. "금방 찾을수 있을거야!"라는 생각은 이미 멀어져갔다. 흔적은 도통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속초까지 이동했다. 선배들도 사정은 같았다. 모두 배정된 숙소 탐색을 마친 시간은 새벽 두 시... 결국 이렇다할 만한 단서는 찾지 못했다. 우리의 아쉬운 기분을 대변하는걸까? 그날 비는 폭포수처럼 쏟아졌고 서울로 돌아갈수 없었던 모두는 숙박을 결정하고 속초에서 아쉬운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오전, 안 대표가 속초 음식점을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모두가 허탈해 하는 순간, 이대로 갈 수 없다는 생각들이 은연중 공유될 즈음 속초 음식점을 찾아 안 대표의 행적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쏜살같이 달려 음식점을 찾았다. 사장은 너무나 쉽게(?) CCTV를 영상을 확인해줬다. '될려면 되려나 보다!' 이런 생각이 들던 찰나에 나도 모르게 CCTV 영상을 휴대전화에 담고 있었다.
안 대표는 영상 속에서 일반인의 시선을 피하려는 듯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아내 김미경 교수, 수행하는 남성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가 그렇게 궁금해한 안철수 대표가 CCTV 속에 있었다.
서울로 돌아와 회의를 거쳤다. 직접 취재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사실관계를 확인한 취재도 취재의 결과물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7월 12일, [TF단독영상] '검은 모자' 안철수, 아내와 속초 '잠행' 포착…'이런 모습 처음' 이란 제목으로 보도됐다. 보도된 기사는 인터넷 커뮤니티로만 접했던 안철수 전 대표의 근황에 관한 사람들의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고 결국 안 전 대표는 기사가 보도된 12일 오후 당사에 직접 나타나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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