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이승우, 머리 색깔과 헤어스타일 만큼이나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그의 개성 강한 스타일은 세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직은 어린선수가 문전 앞에서 패스를 하지 못한 동료에게 강한 아쉬움을 표출하는 모습이나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에게 대놓고 야유를 보내는 그의 제스처에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자유분방한 성격 탓도 있겠지만 자기주장을 여과없이 표현하는 유럽의 축구문화 속에서 성장한 선수가 자기 절제를 통한 팀워크를 중시하는 한국축구 문화와 충돌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괜스레 아쉬움을 갖게 한다. 자신의 주특기인 드리블과 상대팀 골망을 흔들고 싶은 욕심없는 선수가 어디 있겠는가 마는 이를 지켜보는 감독의 입장은 마냥 유쾌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나이지리아와 1-1로 비긴 후 최진철 감독은 "이승우는 장점이 많은 선수"라면서도 "그러나 공을 받는 위치가 한정적이었다"고 이승우 플레이에 에둘러 아쉬움을 표현했다. 2002 월드컵과 K리그서 자기 희생을 통한 '성실함의 표본'이었던 최 감독 입장에서 '톡톡'튀는 이승우의 모습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것 같다.
경기중 이승우를 불러 질책하는 모습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선수를 노심초사하며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 같다고 할까? 이승우가 오늘 보여준 플레이는 그동안 우리가 들어왔던 이승우와는 아직 거리감이 있는 모습이다.
나이지리아 수비수들 사이를 휘젓고 문전까지 거침없이 내달리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지만 동료들과 유기적인 플레이를 통한 팀워크 안에 이승우가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은 비단 감독의 마음만은 아닐 것이다.
[더팩트|수원월드컵경기장=최용민 기자 leebea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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