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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우지원 시즌Ⅱ] "감독된 문경은, 초조한 표정 처음 봐"…①





▲1990년대 한국 농구의 부흥을 주도한 '코트 위의 황태자' 우지원(38) SBS ESPN 농구 해설위원 / 노시훈 기자
▲1990년대 한국 농구의 부흥을 주도한 '코트 위의 황태자' 우지원(38) SBS ESPN 농구 해설위원 / 노시훈 기자

[신원엽·김용일 기자] 1990년대 한국 농구의 인기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농구대잔치 시절'로 불리는 그 시절, 허재~강동희~김유택 등 중앙대 출신이 가세한 기아가 실업 최강으로 군림했고, 아마에서도 이상민~우지원~서장훈 등이 속한 연세대와 신기성~전희철~현주엽의 고려대가 쌍벽을 이루며 라이벌로 웃고 울었다. 농구 드라마와 만화의 인기까지 곁들여 져 그야말로 농구는 한국 겨울스포츠 최대 흥행 카드임과 동시에 젊은 세대들의 로망이었다.

현재 그 중심에 서 있던 주인공들은 하나 둘 은퇴하며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그중 '코트위의 황태자' 우지원 SBS 농구해설위원은 현역 때보다 더 바쁜 삶을 살고 있다. 은퇴 후 SBS ESPN의 구애를 받아 농구 해설에 입문한데 이어 최근 모교인 연세대와 극동대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현역 시절 꿈꿔오던 어린이 농구교실까지 운영하는 등 몸이 서너 개라도 모자라다. <더팩트>은 최근 연세대학교 체육관에서 우지원을 만나 '제2의 삶'에 대한 원대한 꿈을 들었다.





▲우자원은 은퇴 후 농구 해설과 대학 강의, 어린이 농구교실 운영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우자원은 은퇴 후 농구 해설과 대학 강의, 어린이 농구교실 운영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 '2년차 해설가' 우지원 "잘생긴 교수? 그건 아니고요"

일주일 중 쉬는 날을 손꼽을 정도로 그의 일상은 바쁘다. 오후 강의 직전 만난 우지원의 얼굴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솔직히 피곤해요.(웃음) 그래도 모두 해야하고, 하고 싶은 일이니까" 현역 은퇴 후 제2의 삶을 준비하던 시기에 마치 그를 기다렸다는 듯 주위에서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중 SBS ESPN은 곧바로 그에게 농구 해설 자리를 제안했다. "제가 코트 밖에서 농구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농구인의 삶은 어쨌든 제 운명이니까요"

이제 막 2년차를 넘긴 풋내기(?) 해설가. 코트를 갓 떠난 터라 가끔 편파 해설 오해도 받는단다. "후보 선수였던 아끼는 후배 한명이 팀을 옮긴 뒤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저도 모르게 그 선수가 공을 잡으면 톤이 높아져요.(웃음) 친정팀인 모비스가 경기 할 때도 어쩔 수 없이 팔이 안으로 굽을 때가 솔직히 있죠. 지금은 중심을 지켜요.(웃음)" 그는 대학 강단에도 선다. 조각 같은 외모로 여학생들의 애간장을 녹일 거라고 생각했다. "잘생긴 교수님? 그건 아니에요.(웃음) 대부분 (어려서) 현역 시절의 저를 몰라요. 그래도 강의 인기는 좋아요."





▲ 현 대학생들은 자신의 화려했던 현역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때 못지 않은 열정으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 현 대학생들은 자신의 화려했던 현역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때 못지 않은 열정으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 "감독된 문경은 선배, 그렇게 초조한 표정은 처음 봐"

올 시즌 우지원의 연세대 2년 선배인 문경은이 프로 첫 사령탑에 올랐다. "(문)경은이형이 감독이 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잘 되길 바랐죠. 경은이형의 첫 경기 해설을 맡았는데, 아주 심하게 졌잖아요?(웃음) 초조한 형의 모습은 처음 봤어요. 땀을 흘리는데…정말 안쓰럽더라고요." 경기 후 위로 전화를 건넸다는 그는 스타가 지도자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싶단다. "경은이형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팀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잖아요. 유재학, 허재, 강동희 선배처럼 명장 대열에 합류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진심을 보인다.

SK전 해설을 할 때 문경은만 줄곧 칭찬하다보니 동갑내기 친구 전희철 코치가 마음에 걸렸단다. "경기 전 방송에서 코치 이야기는 잘 안하는 데 어느 날부터 전 코치 이름을 포함시켜요.(웃음) SK에서 뭉친 문경은, 전희철은 대학 시절 최대 라이벌인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이지만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어왔다. "경은이형은 슈터, 희철이는 센터 출신이니깐 좋은 조합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바로 옆 동네에 살아요. 아주 좋죠?(웃음)"





▲우지원은 서울 SK의 문경은 감독 대행과 전희철 코치와 나눴던 추억을 떠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우지원은 서울 SK의 문경은 감독 대행과 전희철 코치와 나눴던 추억을 떠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 "유니폼 젖은 채 면접도 봐" 존경받는 지도자★꿈꿔

"존경 받는 지도자가 되는 싶어요. 농구 저변을 확대하고 열기를 끌어올리는데 앞장서고 싶죠. 지금은 내공을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당당하게 자신의 포부를 밝힌 우지원은 힘든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최근 체육학 석사 과정에 이어 박사 과정에도 도전하고 있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완벽하게 이론을 습득해 내실을 갖추고 싶단다. "석사 면접 볼 때 잠실에서 경기를 했어요. 끝나자마자 유니폼 젖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면접을 보러갔죠.(웃음)"

이상적인 지도자. 그 과정에 있어 현역 시절 부족했던 이론 공부도 원 없이 하고, 방송과 강의 활동을 통해 새로운 날개를 달고 싶다는 것. "공부 물론 어렵죠. 제가 공부를 잘하면 얼마나 잘하겠어요. 하지만 계속 도전하는 거죠. 문을 계속 두드리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열릴 거 아니에요. 그래서 꾸준히 노력하려고 해요. 목표를 이루겠다는 열정으로 제 삶에 도전해야죠. 현실에 안주하지 않을 거예요. 고생스럽더라도 지금 힘들어야 나중에 편하지 않겠어요? 분명 좋은 날이 올 겁니다.(웃음)"





▲농구의 부흥과 저변 확대를 시키는 것에 자신의 미래를 걸겠다는 우지원은 여전히 농구공을 매만지며 자신의 꿈을 그려가고 있다.
▲농구의 부흥과 저변 확대를 시키는 것에 자신의 미래를 걸겠다는 우지원은 여전히 농구공을 매만지며 자신의 꿈을 그려가고 있다.

<글 = 신원엽․김용일 기자, 사진 = 노시훈 기자>
더팩트 스포츠기획취재팀 기자 kyi0486@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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