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스포츠
[수요기획] '격투기->사업가 변신' 윤동식, 현장 방문해보니…





▲지난 6월 종합 스포츠센터를 열며 사업가로 변신한 '미스터 암바왕' 윤동식
▲지난 6월 종합 스포츠센터를 열며 사업가로 변신한 '미스터 암바왕' 윤동식

[신원엽 기자] 2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유도 매트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던 한 남자가 있었다. 1993년부터 1994년까지 국제대회 78kg급 47연승의 대기록을 작성할 정도로 실력 있는 선수였다. 그러나 잦은 부상과 국내 유도계의 파벌 싸움 등 악재가 겹쳤고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빈번이 탈락하며 꿈의 무대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인자의 서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이러한 한을 풀 듯 2005년 종합격투기 선수로 깜짝 변신했다. 그리고 어느덧 7년째 종합 격투기 선수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비운의 스타' 윤동식(39)을 일컫는 말이다.

격투기 선수로 데뷔 후 초반 4연패하며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특유의 집념과 자신감을 무기로 2007년부터 K-1 히어로즈 연승 가도를 달렸다. '미스터 암바왕'으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2009년 10월 타렉 사피에딘(벨기에)에게 3라운드 판정승을 거둔 이후로 더 이상 링 위에 오르지 못했다. 격투기의 본 고장인 일본의 자금난이 원인이었다. 그리고 어느 덧 그의 나이 39세. 하지만 격투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그러더니 지난 6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스포츠센터를 개업하며 '사업가'로 변신을 꾀했다. 후배들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국내 격투기의 대중화를 위해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다. <더팩트>은 13일 강남구에 위치한 '윤동식 토탈 스포츠클럽'을 방문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을 비롯해 다양한 시설을 갖춘 '윤동식 토탈 스포츠클럽' 내부 전경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을 비롯해 다양한 시설을 갖춘 '윤동식 토탈 스포츠클럽' 내부 전경

◆ '사업가 변신' 윤동식, 왜? "그늘 아래 있는 후배들을…"

"우리는 엘리트 체육인 출신의 트레이너들이 직접 지도해요. 과목마다 전문가들을 배치했죠. 저도 유도와 격투기 선수를 했잖아요? 전문 분야에서 종사했던 사람들이 직접 가르치기 때문에 차별화 된 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제 이름을 걸었습니다. 한번 믿어주시고 운동하러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감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500평 규모의 스포츠클럽 내부에는 각종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은 물론이고 종합 격투기, 유도, 골프, 요가, 스쿼시 등을 배울 수 있는 전문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유도 국가대표 출신의 김종원과 윤동식이 이끄는 격투기 팀 '팀윤'의 박홍 코치도 수강생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그가 사업가로 변신한 이유가 궁금했다. "격투기나 유도 같은 운동은 배고프죠.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톱클래스 선수들만이 교수나 감독으로 진로가 결정 됩니다. 그 밑에 그늘 아래 있는 선수들은 낮에 운동하고 밤에 아르바이트까지 해요. 10년 이상 운동을 했는데 몇 번의 기회를 놓쳐서 도태돼죠. 본업인 운동을 계속하면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라며 포부를 밝힌다.





▲격투기 수업 전, 즐거운 분위기 속에 수강생들과 몸을 풀고 있는 윤동식
▲격투기 수업 전, 즐거운 분위기 속에 수강생들과 몸을 풀고 있는 윤동식

◆ '격투기 대중화' 앞장서…"50명 선발해 日 아마추어와 맞장?"

함께 하는 내내 격투기를 향한 열정을 숨기지 못했다. 윤동식은 "격투기는 무서운 운동이 절대 아니에요. 안전하게 배울 수 있고 다이어트 효과에도 만점이죠. 균형잡힌 몸매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여성분들이 경험하시면 재미있어 하세요. 하루 만이라도 체험을 해보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의 말처럼 이날 오후 8시 종합 격투기 수업에는 여성들이 상당 수 보였다. 직장인 김주연(28)씨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시작했어요. 운동량도 많고 몸의 변화가 느껴져요. 체력이 강해지는 것 같아 좋아요. 확실히 일 할 때 덜 피곤해요. 업무 스트레스를 날리는데 최고죠"라며 웃음을 보였다.

일반인에게 엘리트 체육을 경험하게 하고 싶단다. 격투기 대중화를 위한 야망을 갖고 있다. 넥타이 부대를 비롯해 50대 성인 남녀 모두가 참여해 일본 원정에 나서 아마추어 격투기 대회를 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50명 정도를 선발해서 6개월 정도 정식으로 훈련을 해야죠. 실제 링에서 토너먼트 시합을 펼치고 여기에서 선발된 10명은 일본 격투기 선수인 사쿠라바가 데리고 있는 관원들과 한일전을 벌일 예정입니다. 참여해 보실래요?(웃음)"






▲윤동식은 선수 생활을 3~5년 정도는 너끈히 할 수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윤동식은 선수 생활을 3~5년 정도는 너끈히 할 수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 '노총각' 윤동식 "링에서 내려오면 결혼 상대 찾을게요"

팬들은 윤동식이 다시 링 위에 설 수 있을지 궁금해 한다. "벌써 그만둬야 할 나이죠. 그런데 아직 체력이 괜찮아요. 신체 나이를 측정해보면 정말 20살 밖에 안 나와요. 5분씩 3라운드로 연습해 봐도 문제없어요. 격투기 데뷔를 서른 살 중반에 했어요.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해요. 3~5년 정도는 더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전 경기에 나선지 2년쯤 됐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에 대해 팬들은 우려하고 있다. "맞는 말이에요. 눈이 선해졌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저는 유도 선수로 20년, 격투기 선수로 5년을 활동 했습니다. 몸에 배어 있죠. 경기 감각은 훈련을 통해 극복하겠습니다. 경기만 잡히면 당장이라도 훈련에 할 겁니다."

39살 윤동식이 격투기를 포기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한국 격투기의 붐을 위해서 계속 뛰고 싶어요. 우리 선수들이 격투기 무대에서 생활 할 수 있는 여건이 탄탄하지 않아요. 일본에서 열리는 시합에 어떻게 출전하는지도 정확히 모르죠. 제가 그 환경을 제대로 구축 해놓고 은퇴하고 싶어요"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윤동식은 아직 미혼이다. 결혼 계획은 없을까. "(결혼) 적령기가 됐다고 해서 꼭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확신이 생겨야 하죠. 나이만 먹었지 아직 남을 배려하는 것은 서툰 것 같아요. 선수로 활동할 때까지는 여자 친구를 사귀지 않을 거예요. 걱정을 하게 만드는 것 같거든요. 은퇴 시점에 맞춰 결혼 할 상대를 찾아볼게요"라고 미소 짓는다.





▲격투기의 대중화를 위해 열정을 다하고 있는 윤동식은 수강생들과 함께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격투기의 대중화를 위해 열정을 다하고 있는 윤동식은 수강생들과 함께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글 = 신원엽 기자, 사진 = 문병희 기자>
더팩트 스포츠기획취재팀 기자 wannabe25@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