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혜림 기자] 굴욕은 종종 오기를 부른다. 과거 처절하게 무시당한 경험, 민망한 상황을 견뎌야 했던 기억들은 자신을 채찍질하게 만드는 좋은 자극제다. 지난 1일 배우 김현주(34)는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VJ 일을 맡은지 한 회 만에 잘렸지만 발음 연습에 전념한 뒤 다시 일을 맡았다"고 고백했다.

◆ '하루 만에 잘렸지만' 지금은 스타
배우 김현주는 지난 1일 '무릎팍도사'에서 "15년간 나이를 한 살 어리게 속여왔다" "한때 건방지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등 파격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신인 시절 MBC '특종 연예시티'의 VJ 자리에서 출연 1회 만에 잘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정보전달력이 좋지 않았고 입술도 두꺼워 발음이 명확하지 않았다"며 "바둑알을 입에 넣고 발음 연습을 했다. 테스트를 통과해 다시 VJ 일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배우 박예진(30)은 지난 2009년 SBS '강심장'에서 신인시절 겪은 암울한 일화를 공개했다. "데뷔 초창기, 주연을 맡은 것으로 알고 한 촬영장에 갔다"고 말문을 연 그는 "자동차 신에서 NG가 몇 번 나자 촬영을 멈춘 스태프들이 한 명씩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에서 내렸을 때는 혼자 뿐이었고 그렇게 강제 하차를 당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박예진은 "언젠간 그 드라마 관계자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며 당시 겪은 서러움을 드러냈다.
MBC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의 정보석(49) 역시 굴욕의 시절을 지나왔다. 그는 지난해 SBS '절친노트3'에 출연해 신인 시절 촬영장에서 하루 만에 쫓겨난 적이 있다고 말해 시선을 끌었다. 그는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MBC 창사 특집극 '젊은날의 초상'에서 주연을 맡게 됐다"고 밝혀 감탄을 샀다. 그러나 직후 "촬영 날 평생 먹을 욕을 하루에 다 먹고 쫓겨났다"고 고백, 폭소를 안겼다. 정보석은 "'작은 역이라도 열심히 하겠다'고 애원해 단역을 맡았다"며 "이 때의 연기 덕에 히트작 '젊은 느티나무'에 출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민망함, 창피함도 견뎌내
힘없는 신인 시절, 창피하고 민망한 상황을 참아야 했던 사연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배우 이지현(33)은 "모든 스태프들 앞에서 영화 '미인'의 노출 장면을 찍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지난 2000년 개봉한 영화 '미인'은 파격적인 러브신으로 당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그는 "신인이어서 그랬는지 촬영장이 오픈돼 있어 마치 에로물을 찍는 것처럼 느껴졌다 "며 "사람들과 인사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주혁(39)은 이지적인 분위기로 많은 여성팬을 거느린 배우지만 신인 시절 다소 평범한 외모 탓에 수모를 겪었다. 그는 지난해 KBS 2TV '해피투게더'에서 "SBS 공채 탤런트로 입사했지만 방송국에 들어갈 때마다 경비원이 막아섰다"며 "결국 동기들 중 유일하게 방송국 출입증을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매니저와 영화 오디션을 보러 가면 나를 매니저로, 매니저를 배우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 한때는 동료에 굴욕도 당해
굴욕을 안겨준 선후배 덕에 더욱 분발해 결과적으로 자신의 발전을 이룬 이들도 있다. 배우 윤여정(64)은 후배 김수미(60)의 연기 지적에 서러워 눈물을 흘렸다. 윤여정은 지난 2009년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이혼 후 어렵게 연예계에 복귀할 당시를 회고했다. MBC '전원일기'에 단역으로 출연한 그에 따르면 후배 김수미는 "깨작거리며 먹으면 보기 안좋다"며 핀잔을 줬다. 윤여정은 "나쁜 의도는 아닌 걸 알면서도 심신이 힘들 때라 눈물이 났다"며 "그날 이후 맹연습했다. 배우 생활의 밑거름이 된 경험"이라고 말해 주목받았다.
배우 임창정(38)은 지난해 SBS '강심장'에서 "신인 시절 빵으로 따귀를 맞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깍듯이 인사했음에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오해한 선배가 막무가내로 화를 냈다"며 "억울한 마음에 한숨을 쉬자 선배가 들고 있던 빵으로 얼굴을 때렸다"고 말했다. 단팥빵에 맞아 코피를 흘린 그의 사연은 신인 배우들의 고충을 그대로 보여줘 안타까움을 샀다.
limakw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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