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영 인턴기자]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엄마'의 역할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일뿐더러 보는 이들에게 재미와 감동, 눈물을 선사하는 주된 캐릭터다.
작품 속 엄마도 다 같은 엄마는 아니다. 가난한 집안에서 억척스럽게 자식을 키워낸 엄마가 있는가 하면 가정을 위해 평생 헌신하는 엄마도 있다. 반면 부유한 집안에서 우아한 생활을 하는 엄마도 있고 신데렐라 계모 못지않게 독하고 매정한 엄마도 존재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작품 속 엄마 역할은 일부 중견 배우들에게 몰린다는 것. 아울러 대부분 같은 성격의 엄마를 전문적으로 연기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 '착한 엄마' 김혜자
배우 김혜자(70)는 대표적인 '착한 엄마 전문 배우'다. 1980년 드라마 '전원일기'를 통해 정 많고 포근한 우리 시대 어머니의 정통을 보여주며 큰 사랑을 받았다. 촌에서 대가족을 꾸려가며 헌신적인 아내이자 가정적인 어머니를 연기해 '한국의 대표 어머니상'이라는 찬사를 얻기도 했다.
'전원일기' 외에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엄마의 바다' '장미와 콩나물' 등에서 정형적인 우리네 어머니를 연기했다. 그의 편안하고 차분한 연기는 시청자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착한 어머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배우가 됐다. 그런 그가 지난 2008년 어머니 역의 일탈을 선보이기도 했다. 드라마 '엄마가 뿔 났다'를 통해 가정적인 어머니에서 자신의 늦깎이 인생을 펼치려는 자유분방한 어머니를 연기해 신선한 충격을 안긴 바 있다.

◆ '독한 엄마' 이휘향
배우 이휘향(51)은 세련되고 화려한 외모의 소유자다. 이 때문에 예전부터 악역을 도맡았고 특히 자식에게 집착하는 독한 엄마의 모습을 자주 연기했다. 지난 2004년 드라마 '천국의 계단'은 그에게 '나쁜 엄마가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안겨줬다. 극 중 자신의 출세를 위해 친자식을 이용하는가 하면 걸림돌이 될 의붓자식을 학대하는 엄마를 연기했다. 드라마 '봄날'에서도 자신의 아들을 이용해 욕심을 챙기는 매정하고 독한 엄마로 나왔고, 지난해 종영한 드라마 '천만번 사랑해'에서도 냉혈한 시어머니 역을 선보였다.
한없이 못된 엄마만 연기해온 이휘향이지만 최근 한 아침 토크쇼에서 남다른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연기할 때 일부러 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며 "악역 연기하고 건강검진을 받으면 몸이 꼭 안 좋아져 있다"고 밝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 '가난한 엄마' 고두심
TV 속 대표 '국민 엄마'로 꼽히는 배우가 바로 고두심(60)이다. 그는 37년 연기인생 동안 수많은 작품을 통해 엄마 역할을 맡았다. 특히 드라마 '아들과 딸'을 비롯해 '한강수 타령' '전원일기' '행복한 여자' 등을 통해 가난하지만 따뜻하고, 자식들에게 헌신하는 대표 서민층 어머니상을 선보였다. 비록 드라마 '인어 아가씨'나 '춘자네 경사났네' 등에서 화려한 모습도 보였지만 누가 뭐래도 그는 대한민국 엄마의 표준이라는 평이다.
현재도 MBC 주말연속극 '반짝반짝 빛나는'을 통해 가난한 신림동 고시식당을 운영하며 자식만 바라보고 사는 억척 엄마를 그려내고 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펑퍼짐한 몸빼를 제대로 소화해내며 진정한 우리네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 '부잣집 엄마' 박정수
같은 작품 안에서도 가난한 엄마 고두심이 있다면 부잣집 엄마로는 박정수(58)가 있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그의 이미지는 각종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부잣집 사모님' 캐릭터로 빛을 발한다. 현재 이 드라마에서도 대형 출판사 안주인으로 귀족 생활을 즐기는 사모님 역할을 맡았다.
그는 이전 작품에서도 종종 부잣집 어머니상을 그려냈다. 고두심과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강수 타령'에서도 고두심은 가난한 엄마로 나왔고 박정수는 부유한 가정의 어머니 역할을 맡았다. 이외에도 '별난 남자 별난 여자' 'LA 아리랑' '세 자매' 등 물질적으로 풍족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어머니 연기를 주로 선보였다.

◆ '웃기는 엄마' 김수미
김수미(62)는 대한민국 대표 코믹 여배우다. 작품 대부분에서 감칠맛 나는 사투리와 코믹한 대사를 선보여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준다. 그런 그가 엄마 역할을 맡았을 때도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 극 중 아들딸에게 구수한 욕을 퍼붓는 것은 물론 코믹한 상황을 만들어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에서 웃기는 엄마 연기는 김수미가 단연 최고라는 평이다.
최근에도 영화 '위험한 상견례'와 '사랑이 무서워' 등을 통해 웃기는 엄마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위험한 상견례' 에서는 여주인공의 엄마로 등장해 품위를 유지하며 고상한 척하다가 말미에 100% 변신하는 코믹한 역을 맡았다. 이전에도 영화 '못 말리는 결혼' '가문위 위기' '가문의 부활' '위대한 유산' 등에서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엄마 역을 선보인 바 있다.

◆ '헌신적인 엄마' 김해숙
배우 김해숙(56)은 엄마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연기자로 손꼽힌다. 그는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 '국민 엄마'라는 타이틀을 걸고 출연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부유한 집안·가난한 집안을 가리지 않고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모성애를 주로 선보였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엄마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드라마 '하얀 거짓말'에서는 자폐 아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부자 엄마로, 영화 '무방비도시'에서는 형사 아들을 둔 소매치기 엄마로 변신했다. 특히 지난해 종영한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통해 동성애자를 자식으로 둔 엄마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겼다. 당시 시청자게시판에는 김해숙을 두고 "어머니라는 가장 위대한 인물을 가장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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