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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연기도 전략이다?"…스타들의 이유있는 엉성 연기

[ 오세희기자] "아임 베리 디싸포인티드 댓. 아이 라이크 에브리띵"

SBS-TV '시크릿 가든'에 새로운 히로인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김사랑. 그 동안 현빈, 하지원, 윤상현 등에 가려 존재감이 미미했던 그가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단 한 장면 때문이었다. 김사랑은 지난 21일 방송된 '시크릿 가든' 4회에서 영어 연기를 했다. 평범한 영어 연기가 아니었다. 김사랑은 마치 국어책을 읽는 듯한 영어 연기를 선보였다. 이른바 발영어 연기였다.

최근 드라마에서 발연기가 등장하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발연기=연기력 논란'으로 곧장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 스타들의 발연기에 박장대소하기도 하거나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삼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발연기가 재미요소가 된 것은 의도된 전략이었기 때문이었다. 과거 발연기가 미숙한 연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요즘은 전략으로 미흡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알고 보니 전략이었던 발연기 사례와 그 효과를 살펴봤다.

◆ "발영어부터 어색 표정까지"…스타의 발연기는?

대표적인 발연기. 과장된 표정과 불안정한 발음, 그리고 높낮이 없는 억양이다. 또 상대배우와의 어색한 호흡이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드라마에서 이런 연기를 쉽게 볼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장면만 봐서는 옥에 티라 할 정도의 발연기들이었다.

최근 발연기로 화제가 된 스타는 김사랑. 그는 지난 21일 방송된 '시크릿 가든'에서 어색한 영어 연기를 해 주목 받았다. 딱딱한 발음과 지나치게 높은 톤의 영어를 구사했다. 이필립의 수준급 영어 연기덕에 김사랑의 연기는 더욱 어색해 보였다.

강민경은 SBS-TV '웃어요, 엄마'에서 어색한 연기를 선보였다. 극 중 신인 배우로 등장하는 그는 연기하는 장면에서 부자연스러운 표정과 발음 및 미숙한 감정 연기를 보였다.

이런 사례는 올해 초에도 있었다. 서우는 KBS-2TV '신데렐라 언니'에서 오버 연기를 했다. 슈퍼주니어 최시원은 SBS -TV '오 마이 레이디'에서 톱스타 연기를 할 때마다 어색한 표정과 감정없이 이어지는 대사 전달력을 보였다.

◆ "연기 미숙? 사실은 전략"…발연기 실체는?

배우들의 발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방송 직후 발연기라는 의견이 올라왔고, 머지않아 타 배우들에 비해 이들의 연기력이 지나치게 미숙하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미스 캐스팅 논란이 이는 것도 다반사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좀 달랐다. 연기력 논란 대신 재미있어하는 시청자들이 생겼다. 실제로 김사랑의 경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극 중 김사랑의 존재감이 부각된 것은 물론 김사랑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발연기 논란에 대한 제작진들의 평가도 이전과 달라졌다. '웃어요, 엄마'의 경우 강민경이 발연기 논란에 휩싸여도 개의치 않아하는 모습이었다. 되려 발연기 논란에 분위기 업(UP)하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최근의 발연기가 이전과 다른 반응을 이끈 이유는 의도된 전략이었기 때문이었다. '웃어요 엄마' 홍성창 PD는 "요즘에는 의도적으로 발연기를 전략으로 쓰는 경우가 있다"며 "발연기도 또 하나의 연기로 보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그래도 연기"…발연기 전략 쓰는 이유는?

발연기 전략의 효과는 강렬하다. 일단 캐릭터가 부각된다. 특히 극에서 연예인으로 출연하거나 극 초반과 후반이 다른 반전 캐릭터의 경우 인물에 입체감을 주기 위해 발연기 전략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강민경의 경우가 그랬다. 발연기 전략을 써 극 중 신인 연기자라는 캐릭터 특징을 강조한 것. 홍성창 PD는 "강민경은 극 중 연기자로 등장한다. 초반에는 연기를 못하지만 점점 연기를 잘해가는 캐릭터다"라며 "지금은 극 초반인 만큼 신인 연기자의 미숙함을 강조하려 했다. 캐릭터의 변화를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극의 재미를 더해주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과장된 연기로 코믹 요소를 더한 것이다. 김사랑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 상위 1.5%의 완벽한 캐릭터가 의외로 영어에 허술한 모습은 연기력 논란을 넘어 재미 요소가 됐다.

'시크릿가든' 홍보사 '화앤담픽쳐스'는 "사실은 제작진들의 계산하에 의도된 발연기였다"며 "완벽한 여자가 엉성한 영어를 선보인다는 의외성이 더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장면만 여러 버전을 촬영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알고보니 발연기도 드라마의 전략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발연기도 연기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연기력이 수반돼야 한다. 오히려 평상시보다 2배의 연기력이 필요하다. 노력없는 발연기는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할 뿐 아니라, 말 그대로 발연기로 남을 뿐이다.

<글=오세희기자, 사진=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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