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지혜·이현경기자] 120분, 총성없는 전쟁터였다. 단지 총이 아닌 재능이 무기가 됐을 뿐 생존을 위한 대결이었다는 것은 똑같았다.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한 11인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 17일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슈퍼스타K' 시즌 2의 첫번째 본선 무대가 펼쳐졌다. 120분간 생방송으로 치뤄진 이날 방송에서 11명의 참가자 중 무려 3명의 후보가 탈락했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 시간이었다. 심사위원의 냉정한 심사평에서 시청자들의 문자 투표로 이어지는 날카로운 평가는 10대 중반에서 20대 중반까지의 어린 도전자들이 감내하기에는 너무나도 빠르고 엄격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모두 똑같은 꿈을 꾸고 있는 11인이었지만 최종까지 살아남을 생존자는 단 1명. 참가자간 희비가 엇갈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러나 그들은 경쟁자이기에 앞서 꿈이라는 공통분모를 나눠가진 형제였다.
'꿈'을 담보로 한 생존경쟁에 뛰어든 '슈퍼스타 K' 시즌2의 본선 진출자 11인의 첫 생방송 현장을 담아봤다.

◆ PM 12:00 결전지 도착
도전자들은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산 숙소에서 7시에 기상했다. 간단히 아침을 챙겨먹고 외출 준비를 마친 11명은 곧장 생방송이 열릴 상암동 CJ E&M센터로 향했다. 오늘은 본선 첫번째 탈락자가 결정되는 결전의 날이었다.
지역 오디션에 참가한 후 본선 무대가 열리기까지 총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11명의 도전자들은 모두 총 3차례의 치열한 오디션과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했던 슈퍼위크 오디션까지 뚫은 강심장들이다.
하지만 단순히 자신과의 싸움을 넘어 심사위원,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아야 통과 가능한 생방송 무대는 높디 높은 벽이었다. 무대를 쳐다보는 11인의 결연한 표정에서 그 떨림이 느껴지는 듯 했다.
◆ PM 14:00 연습 또 연습
생방송 시작 9시간 전. 길다면 길지만 짧다면 한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대기실에 짐을 푼 도전자들은 바로 보컬 연습에 들어갔다. 첫번째 생방송 무대는 '리메이크곡'으로 채워질 예정이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히트 가요를 재해석해 부르는 미션이 주어졌다.
일주일 전 미션을 받고 선곡에 편곡을 거쳐 연습에 몰두했다. 박선주 보컬 트레이너는 단순히 가창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지 않았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표정, 손짓 등 무대 매너 전반적인 것을 교육시켰다.
현장에서 만난 가수 박선주 씨는 "시즌2의 도전자들은 시즌1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실력을 가진 후보들"이라면서 "누가 되든 우승자는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할 실력과 스타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 PM 16:00 대기실 간식타임
목을 풀고 난 도전자들은 잠시 긴장을 뒤로 하고 휴식 시간을 가졌다. 대기실에 모인 도전자들은 간식을 나눠먹고 수다를 떨며 편안한 한때를 보냈다. 겉으론 웃고 있지만 생방송을 앞둔 긴장감은 최고조로 달한 상태. 너도 나도 오늘의 무대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카메라를 들이대자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강원도 춘천 지역을 함께 통과한 박보람과 이보람은 경쟁 하듯 재밌는 표정을 지으며 사진을 찍었다. 너무 다정한 모습을 보여 의혹(?)을 사고 있는 존박과 허각은 역시나 꼭 붙어다니며 자석과 같은 끈끈한 우정을 자랑했다.
◆ PM 18:00 의상 코디 및 분장
최종 리허설을 앞두고 분장에 들어갔다. 합숙과 동시에 이미 '메이크 오버'를 통해 도전자 모두 놀랄만한 변신을 한 뒤였다. 김지수는 헬스와 식단조절을 통해 4kg의 체중감량에 성공했고 허각은 스타일 대변신을 이뤘다.
시즌2의 스타일 코디는 시즌1과 마찬가지로 최범석 디자이너가 맡았다. 존박과 앤드류 넬슨은 댄디한 이미지에 맞게 포멀한 수트룩을 입었으며 강승윤은 록커 이미지에 맞게 진 소재의 베스트로 포인트를 줬다.
여성 도전자들은 여성미와 섹시미를 부각하는 쪽에 포인트를 뒀다. 가장 큰 변신을 보인 것은 다이어트에 성공한 박보람. 앳된 이미지를 벗고 성숙한 이미지로 변신했다. 역동적인 댄스곡을 선보일 이보람과 김소정 역시 화려한 스타일링으로 섹시미를 한껏 발산했다.

◆ PM 21:00 최종 리허설
무대 셋팅이 완벽하게 끝난 오후 9시. 생방송 시작 2시간여를 앞두고 최종 리허설이 시작됐다. 의상과 메이크업까지 완벽히 마친 도전자들은 큐시트 순서대로 자신의 무대에 올라 최종 점검을 했다.
제작진은 리허설에 앞서 "리허설일 뿐이니 노래와 춤에 너무 힘을 빼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그 어떤 도전자도 리허설을 건성으로 임하진 않았다. 마치 진짜 생방송 무대인 것 마냥 노래 한소절 한소절 열과 성을 다해 노래했다.
리허설이 긴장된 것은 참가자 뿐만이 아니었다. 11인의 보컬 트레이닝을 담당한 박선주 씨와 음악 프로듀서를 맡은 작곡가 조영수 씨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떨리는 마음으로 리허설을 지켜봤다.
◆ PM 23:00 생방송 시작
MC 김성주의 힘찬 외침으로 첫번째 생방송의 포문을 열었다. 이날 마련된 객석은 총 400석. 도전자들의 가족 100여명을 제외한 300석은 선착순으로 초대된 팬들이다. 이들은 생방송 시작 3시간 전부터 E&M센터 앞에 도착해 기다리를 열의를 보였다.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현승희와 션리, 김인수도 한 사람의 팬으로 방청석에 자리잡았다.
첫번재 무대는 앤드류 넬슨. 풋풋한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넬슨은 한동준의 '너를 사랑해'를 사랑스러운 분위기로 분러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날카로웠다. 윤종신은 "곡 해석을 잘못했다. 이 노래를 이렇게 딱딱 끊어서 부르는 노래가 아니다"라며 지적했다.
11명의 도전자들은 첫 무대를 마친 뒤 누구나 할 것 없이 칭찬과 비판의 롤러코스터를 타야만 했다. 선전한 후보에게는 높은 점수와 칭찬이 주어졌지만 기대 이하의 실력을 보여준 도전자에게는 비수와 같은 비판과 아슬아슬한 점수가 주어졌다. '슈퍼스타K' 첫 생방송 무대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요소들이 평가의 대상이 되는 냉철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임을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 AM 1:00 희비의 순간
장재인의 무대를 끝으로 본선 진출자 11인의 첫번째 생방송 무대가 막을 내렸다. 그리고 방송 시작과 함께 이뤄진 시청자 문자 투표도 종료됐다. 심사위원의 점수 30%, 사전투표 10%, 실시간 문자 투표 40%를 합쳐 합격자를 가려내는 일만 남았다.
심사위원 합계 최고점을 받은 장재인은 슈퍼 세이브로 첫번째 합격자가 됐다. 사전투표 1위에 이어 심사위원으로부터도 최고점을 얻어내 장재인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결국 퍼포먼스에 집중에 보컬 능력을 드러내지 못한 이보람과 김소정이 탈락했다. 한 차례의 낙오도 없이 본선에 직행한 실력파 이보람과 카이스트까지 휴학하며 가수에 대한 열정을 보인 김소정으로서는 뼈아픈 탈락이었다. 그리고 방송 초반부터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그림역시 시청자들의 외면 속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 AM 1:30 무대에 불이 꺼진 뒤
방송이 끝나고도 참가자들은 무대를 내려가지 못했다. 11명의 도전자들은 당락의 여부와 상관없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합격자들은 미안해서, 탈락자들은 괜찮다며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 모습은 한편의 드라마보다 짠했다. 똑같은 꿈을 꾼다는 공통분모 아래 모인 이들은 친구처럼 우정을 쌓았고 가족처럼 정을 나눴다. 누군가를 이겨야만 내가 사는 오디션 경쟁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결속력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그 모습은 '슈퍼스타K'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처음에는 오로지 '스타'가 되기 위해 도전했지만 여러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꿈'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당락의 여부와 상관없이, 방송이 끝나더라도 이들은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쫓을 것이다. '슈퍼스타K'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꿈을 향한 생존 서바이벌도 계속된다. 마지막까지 남아 '기적을 노래할' 최종 1인을 찾을 때까지.
<글=김지혜·이현경기자, 사진=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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