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경기)= 김가연·오세희 인턴기자] "용하야, 이젠 안녕"
故 박용하의 마지막을 지킨 사람은 소지섭이었다. 두 사람은 연예계에서 손꼽히는 절친. 소지섭은 박용하의 비보를 듣는 순간부터 그가 땅에 묻힐 때까지 한시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늘 박용하와 함께 했다.

소지섭이 장례식장에 모습을 처음 드러냈을 때는 지난 달 30일 오전 10시. 빈소가 마련되기도 전이었다. 소지섭은 연예계 동료 중에는 제일 먼저 박용하를 찾았다. 그는 장례식장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오열을 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빈소에 들어 선 그는 가까이에서 친구의 마지막을 지켰다. 많은 조문객들이 밤 늦도록 오고 갔을 때도, 그는 장례식장을 나오지 않았다. 동이 틀 때까지 유가족을 위로하며 고인과의 추억을 되씹었다.

입관식이 있었던 지난 1일에도 소지섭은 유가족 옆자리를 지켰다. 전 날에 비해 눈에 띄게 수척해진 얼굴이었다. 망연자실한 표정에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마음 고생이 심한 상태라는 것을 짐작케 했다.
소지섭은 애써 슬픔을 억누르는 듯 했으나 입관식이 진행되자 눈물을 쏟았다. 소지섭의 울음 소리에 주위 사람들도 눈물을 질 정도.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어떤 말을 했을 때보다도 더한 슬픔이 느껴졌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마지막 날인 2일. 이 날도 어김없이 소지섭은 박용하 곁에 있었다. 발인식이 끝난 후 장례식장을 나선 그의 손에는 고인의 영정사진이 들려 있었다. 운구 차량으로 발걸음을 하나씩 옮길 때마다 소지섭은 더 크게 통곡했다.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눈덩이가 부어 오를 때까지눈물을 흘렸다.
화장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던 그는 결국 또 다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소지섭은 고개를 떨군 채 손으로 연신 박용하의 영정 사진을 매만졌다. 행여 빗방울이라도 튕겼을 때는 장갑으로 깨끗이 닦아 냈다.

고인과 함께 한 영면식. 오후 1시께 진행된 영면식에서는 다소 진정된 모습이었다. 오열하는 대신 친구가 가는 길을 조용히 지켜봤다. 그는 유가족으로부터 위패와 유골함을 차례대로 전달받았고 손으로 쓰다듬은 뒤 단상에 올렸다. 위패, 영정사진, 유골함은 소지섭의 손을 마지막으로 거쳐갔다.
그는 고인에게 절을 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넬 때 또 다시 눈물을 터트렸다. 박용하를 향해 절을 하던 소지섭은 끝내 고개를 들지 못했고, 그의 어깨는 흔들렸다. 고인의 유해가 담긴 유골함이 땅에 묻힐 때는 믿어지지 않는 듯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소지섭은 2박 3일 동안 박용하의 곁을 묵묵히 지켰다. 눈물로 고인을 보낸 그는 박용하의 영면을 기리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소지섭의 우정 덕에 박용하는 마지막 걷는 길이 외롭지 않을 수 있었다.


<글=김가연·오세희 인턴기자. 사진=김용덕·송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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