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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4편]허정무 부인 "좋은 성적내고 특별 이벤트 해준대요"

[정진이기자] 남아공 월드컵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온 국민이 월드컵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어깨가 가장 무거운 사람은 바로 허정무 감독이다. 지난 2000년 국가대표 감독으로 이미 한 번의 고배를 마신터라 이번 월드컵에 임하는 자세는 더 비장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허감독은 다른 어떤 때보다도 '유쾌한 축구· 즐기는 축구'를 강조하고 나섰다. 어려운 때 일수록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허정무를 보며 문득 '인간' 허정무는 어떤지 궁금했다. 그래서 허감독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그의 아내를 만났다.

아내 최미나는 시기가 시기인 만큼 모든 것에 조심스러웠다. 축구와 관련한 말은 아끼면서도 남편 허정무에 대해서는 편안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었다. 이들 부부의 연애와 결혼, 네덜란드에서의 생활과 지금에 이르기 까지 허정무 감독의 지난 30년을 아내 최미나에게 들어봤다.

네덜란드 신혼 3년, "그 시절 없었다면 아직도 부부싸움 할 것"

최미나는 결혼하고 허정무라는 사람을 파악하는데 딱 3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웃었다. 바로 허정무가 아인트호벤의 선수로 네덜란드에서 활약하던 1980년부터 83년까지의 기간이다. "그 때 그 지역에 한국 사람은 저희 부부 둘 뿐이었어요. 부부싸움을 해서 말하기 싫어도 남편 밖에 없으니까 어찌됐든 대화를 참 많이 할 수 밖에 없었죠. 한국에 있었으면 아마 성격 파악하는데 한 10년은 족히 걸렸을거예요."
최미나는 첫 딸이 바로 태어나 아이를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하다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다고 네덜란드에서의 신혼시절을 회상했다. "딸이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그 생활은 못 견뎠을 거예요. 오죽하면 박지성 선수 아버지가 예전에 아들 만나러 네덜란드 다녀오고 나서 우리보고 거기서 어떻게 살았냐고 했겠어요.(웃음) 딸 아이가 우리 부부에게 큰 힘이 돼줬죠. 그곳 생활이 익숙해질 때쯤 한국에 프로 축구가 생기면서 다시 돌아오게 됐어요."

은퇴 후 사업가 변신, "축구 외도? 후배 육성위한 방법이었을 뿐"

허정무는 한국에서 3년간 선수생활을 한 후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은퇴를 했다. 무릎이 안 좋아서였기도 했지만 정상에 섰을 때 그만두고 싶었던 게 당시의 마음. 은퇴 후 그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벌어놓은 돈으로 공장을 차렸었어요.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후배들 지원해주자는 계획이었죠. 사업을 몇 년 했는데 감독직 제의가 들어오니까 뒤도 안보고 가버리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남편은 운동장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죠."

최미나는 허정무가 후배 양성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늘 입버릇처럼 '자질은 있는데 뒷받침이 안돼서 축구를 못하는 후배들을 돕고 싶다'고 말한다고도 귀띔해줬다. "지금 목포에도 허정무 축구 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여유가 된다면 나중에는 축구 센터를 여는 게 목표인 것 같아요. 자질 있는 후배들을 지원해서 세계적인 축구 선수를 양성하고 싶은 게 남편의 최종 꿈이 아닐까 싶네요."



2000년 올림픽 상처, "남아공 월드컵서 한풀이 하라고 격려"

최미나는 지난 2002년 월드컵 때가 온 가족들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였었다는 깜짝고백을 했다. 허정무가 2002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됐다가 바뀌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 "2000년 올림픽 때부터 쭉 하기로 돼 있었어요. 올림픽 때 성적이 안 좋았던 것도 아니었는데 국가대표 감독직을 내려놔야 됐었죠. 남편은 차마 그러지 못했지만 저는 그 월드컵 기간 동안 해외에 머물렀어요. 우리 가족한테는 그 정도로 큰 고통이고 아픔이었어요."

하지만 월드컵 감독을 향한 허정무의 꿈은 사라지지 않았고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지난 2008년 2월 허정무는 감독직을 제의 받았다. "처음 얘기를 꺼냈을 땐 딸하고 저하고 거의 동시에 하지 말라는 말이 튀어 나왔죠. 그런데 잠자리에 누워 밤새 생각하니 그게 축구 지도자가 갈 수 있는 최고의 길이 더라고요. 다음 날 아침에 꿈을 이루라고 말해줬어요. 그 이후에 남편은 축구에 인생을 걸었고 저는 하던 사업도 접고 내조에 제 인생을 걸었죠.(웃음)"

남아공엔 가족들 불참, "좋은 성적내고 돌아온 뒤 이벤트 약속"

인터뷰 말미에 남아공에 함께 가는지 물었다. 최미나는 가족들은 아무도 남아공에 가지 않는다며 전혀 예상 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어느 경기든 빠지지 않고 따라다녔지만 이번에는 가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남아공에 실제로 가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치안이 불안하다는 뉴스가 많았잖아요. 남편이 저희가 남아공에 오면 신경 쓰일 것 같다면서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섭섭해도 어쩔 수 없죠. 올해는 집에서 TV 보면서 응원하려고요."

최미나는 그래도 남편이 자신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공약 하나를 내걸었다며 눈을 찡긋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결혼 30주년 기념 이벤트. "7월에 저희 결혼 기념일이 있거든요. 남아공에서 좋은 성적내고 돌아와서 근사한 이벤트를 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이벤트가 받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남편이 축구인으로써 이번 임무를 훌륭히 해내주길 정말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응원의 한 마디요? 음… 여보, 화이팅! 좋은 결과 있길 열심히 기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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