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화형 감수해서라도 소방재정 바로잡겠다" 의지 강조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햇볕정책 비판만 하지 말고, 달빛정책이라도 가져오시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언까지 소환하며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의 재정위기 대응 지적을 반박했다.
재정위기를 놓고 비판만 쏟아내지 말고, 지방채 발행과 기금 활용까지 반대하려면 그에 걸맞은 대안을 내놓으라는 취지다.
추 지사는 이날 도의회 제395회 정례회에서 이혜원 국민의힘 의원(양평2)이 재정위기 대응 적정성을 질타하자, 전 전 대통령의 과거 일화를 꺼냈다.
그는 "제가 존경하지 않는 분이라 말을 인용하는 것을 되도록 안 하려고 하는데 한 번 해보겠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둘러싼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햇볕정책을 비난하는 쪽에 전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비판만 하지 말고 그러면 달빛정책이라도 갖고 오시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추 지사는 이 말을 빌려 야당의 재정위기 대응 비판을 정면으로 받아쳤다. 그는 "지방채도 안 된다, 기금을 써서도 안 된다고 하시려면 대책을 가지고 오십시오"라며 "돈이 없고 세입 여건이 안 좋아 돈이 없다고 하는데 민생을 복원하라고 하시려면 대책을 갖다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정위기를 둘러싼 책임 공방에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추 지사는 "재정위기의 다른 말은 '돈이 없다'는 말"이라며 "아무리 저를 비난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저를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감액 추경 당시 예산 삭감을 둘러싼 '난도질' 비판에는 "일부러 나쁜 마음을 먹고 난도질한 것도, 칼질한 것도 아니다"라며 "도마를 살 돈도, 칼질할 칼을 살 돈도 쥐어지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추 지사는 2027년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재차 꺼내 "국가가 부담해 준다면 1조 2000억 원을 민생 바구니에 담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제 별명이 '추다르크'라고 하더니 정말 '화형'을 좋아하나 보다 하는데, 그게 아니다. 이미지에 좋지도 않은 말을 왜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최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소방재정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 '정치적 화형'이라는 표현을 여러차례 썼다.
추 지사는 "누구를 탓한다고, 과거를 탓한다고 이미 쓴 돈이 다시 회수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여야가 하나가 돼 이 난국을 헤쳐 나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혜원 의원은 일괄 도정질의에서 "재정위기를 내세워 민생예산과 사회적 약자 지원은 무차별 삭감하면서 지사 홍보비와 업무추진비 등 집행부 경비는 늘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세출 구조조정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세입 확충 방안부터 마련하고, 객관적이고 투명한 예산 편성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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