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예산 난도질", "정치 선동", "예의를 지켜라", "깎아내리려는 의도성 질문"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여야정 협치위원회'가 출범한 지 이틀 만인 4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을 뒤덮은 날 선 표현들이다.
방성환 국민의힘 대표의원(성남5)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도정질의·답변에서 재정 운용과 예산 삭감, 인사·조직개편 등을 놓고 거센 설전을 벌였고, 급기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재정위기 극복과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해 손을 맞잡은 지 불과 이틀 만에 드러난 협치의 민낯이다.
방 대표는 이날 제395회 정례회 첫 도정질의자로 나서 예산·인사·조직을 도정 운영의 3대 축으로 꼽으며 추 지사의 도정 운영 전반을 겨냥했다.
그는 추 지사의 과거 '고름덩어리' 발언을 언급하며 "누가 어떻게 도에 고름을 채워 7조 5000억 원이라는 재정위기를 가져왔느냐"고 따져 물었다. 민선 7·8기 기금 사용과 지방채 발행 등 재정 악화의 원인과 책임을 분명히 하라는 취지였다.
추 지사가 "말이란 맥락에서 탄생하는 것"이라며 설명하려 하자, 방 대표는 "'누가'에 대해서만 대답하라"며 답변을 재촉했다. 양측의 언성이 높아진 가운데 민선 7·8기 전임 지사들의 사진과 이름이 본회의장 스크린에 나오자 민주당 의원들이 고성을 쏟아내며 집단 퇴장했다. 도정질의 시작 5분여 만에 벌어진 상황이다.

방 대표는 질의를 이어가며 추 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도 문제 삼았다. 그는 "소방관을 폄하한 데다 사과도 늦었고 진정성도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소방관을 폄하할 의도는 없었다"며 "소방 인건비 부담으로 민생·복지 예산을 편성하기 어려운 현실을 호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실상 부도' 등 추 지사의 재정위기 표현을 두고도 방 대표는 도민 불안을 키운다고 지적했고, 추 지사는 "예산이 있는데 쌓아놓고 자르는 것을 난도질이라고 하겠지만, 예산이 안 보인다"고 맞섰다.
방 대표는 또 "추 지사가 내년도 본예산 가용재원이 1조 6500억 원 수준에 그친다며 전체 2927개 사업 가운데 상당수를 미편성·일몰·감액했고, 농정 분야는 490개 사업 중 74%가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예산을 의도적으로 자른 것이 아니라 채울 돈이 없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정치 선동이다. 함께 책임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전은 추 지사의 관사 문제로 이어졌다. 방 대표는 전세보증금 12억 원이 들어간 47평 규모 관사가 재정위기 상황에 적절한지 따져 물었고, 추 지사는 "하루 출퇴근에 약 3시간이 걸려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입주했다"며 "저를 깎아내리려는 의도성 질문 아니냐"고 반문했다.
방 대표는 정기인사 보류와 조직개편도 지적하며 인사 정상화와 현장 의견수렴을 요구했다. 농정·경제 분야 기능 축소 우려도 제기했다. 추 지사는 "조직개편 과정에서 500건 이상의 의견을 취합해 검토하고 수정 의견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방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재정위기를 거친 말로 선언해 불안감을 키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대책으로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추 지사와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 안광률 민주당 대표의원, 방 대표 등은 2일 재정위기 극복과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한 여야정 협치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들은 재정위기 극복과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해 상호 존중과 소통을 토대로 협력한다는 내용의 여야정 협치위원회 출범 합의문에 공동 서명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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