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지분 취득·재원 확보 과제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재명 정부가 청년층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낮추기 위해 20년 분할 취득 방식의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한다. 초기 분양대금 부담을 줄여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기회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진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4년마다 돌아오는 추가 지분 취득 부담과 장기적인 사업 재원 확보가 제도 정착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는 4일 '부담가능한 공공분양주택'의 세부 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초기 자산이 부족한 청년층 등의 주택 구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분적립형은 계약 시 분양가의 10%·입주 시 15%를 납부하고 이후 4년마다 15%씩 다섯 차례에 걸쳐 잔여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이다. 아직 취득하지 않은 지분에 대해서는 주변 전세 시세의 90% 수준을 기준으로 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경제적 사정이 어려우면 지분 취득 시기를 최대 1년까지 미룰 수 있다.
수도권 공공분양주택 평균 분양가인 5억1000만원(전용면적 55㎡ 기준)을 적용하면 초기 지분 취득 비용은 약 1억2800만원이다. 정부가 검토 중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약 40% 수준의 대출을 이용하면 초기 필요 자금은 약 7700만원으로 낮아질 수 있다.
첫 공급지는 경기 고양창릉 S-2블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오는 12월 전체 1057가구 가운데 284가구를 지분적립형으로 분양할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에도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부담가능한 공공분양주택은 실효적인 내 집 마련 지원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부담가능한 주거 선택지를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초기 부담 낮췄지만…장기 상환 능력이 관건

전문가들은 지분적립형 주택이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춰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분양가를 낮추는 방식은 아니어서 추가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안정적인 소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보연 세종대학교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지분적립형은 분양가를 낮추는 제도가 아니라 지불 시점을 20년에 걸쳐 나누고 금융비용을 정기예금 금리 수준으로 묶어준 지불 구조 설계"라며 "실수요자의 시장 진입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20년에 걸쳐 잔여 지분을 취득하면 되므로 잔금대출이 필요 없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에 막혀 청약을 포기했던 수요도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자산 형성 효과도 기대했다. 그는 "안정적인 소득이 있지만 모아둔 자산이 적은 맞벌이 가구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초기 자금 부담 완화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아예 돈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일정한 소득이 장기간 꾸준히 발생하는 사람이 대상"이라며 "임대료를 부담하면서 4년마다 추가 지분을 취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분양가 5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4년마다 매입해야 하는 지분 15%는 7500만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매년 약 1875만원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미취득 지분에 대한 임대료도 별도로 발생한다.
이 연구위원은 "일부 수분양자가 추가 지분 취득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공공부문의 장기 재원 확보도 과제로 꼽혔다. 이 연구위원은 "과거 경기도에서 지분적립형을 추진할 당시에도 재원 마련과 장기 사업 운영 방안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제도가 정착하는 데 필요한 것은 결국 운영 실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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