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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心탄회] 李대통령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野 "비현실적인 말"
서울 집값 90주 연속 상승
李 "지금 아파트 매물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지 않나"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주요 지역의 집값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밝히자 야당은 비현실적인 말이라며 비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주요 지역의 집값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밝히자 야당은 비현실적인 말이라며 비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집값은 숫자로 움직이지만 시장 속내는 숫자만으로 읽을 수 없습니다. [집心탄회]는 집을 둘러싼 정책과 시장 흐름을 허심탄회하게 짚어보는 공간입니다. 정부 정책부터 시장 목소리까지 현장을 누빈 기자가 주요 부동산 현안을 기자수첩 형식으로 풀어냅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주요 지역의 집값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밝히자 야당은 비현실적인 말이라며 비판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90주 연속 상승하고 전월세 부담도 커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시장 진단과 실제 시장 흐름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서울 지역의 지금 아파트 매물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지 않나"며 "주요 지역들의 실제 거래 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것도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X)에 서울 강남 지역 일부 공인중개사들의 집값 하락 전망을 담은 게시물을 공유하며 "자산시장 정상화를 향한 힘든 길에서 지금은 견디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내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알게 될 것"이라며 "국민주권정부는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인식을 두고 야당은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며 날을 세웠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일 논평에서 "국민을 약 올리려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말"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국민은 90주 연속 오르는 서울 집값을 보며 복장이 터지고 풍선효과로 수도권 집값까지 폭등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깊은 좌절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희망고문을 해왔다면 이제는 부끄러워하며 말이라도 아껴야 한다"며 "부동산 정책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국민 공감 능력마저 보여주지 못하는 이재명식 좌충우돌 정치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면 전환을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수도권은 지금 전월세 대란"이라며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고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한 10·15 부동산 대책의 결과로 매매는 얼어붙었고 전세는 씨가 말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전월세 폭등이 계속 심화돼 왔는데 이게 과연 자산시장 정상화인가"라고 반문했다.

◆ "신규 공공택지 6곳 발표한 국토부…2030년 착공 목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90주 연속 올랐다. 다만 강남3구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90주 연속 올랐다. 다만 강남3구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실제 시장 지표에서도 서울 집값의 전반적인 안정세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90주 연속 올랐다. 강남3구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 외곽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가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은 7.68% 올라 지난해 연간 상승률(3.94%)의 약 두 배를 기록했다.

주택공급 여건도 녹록지 않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7698가구로 2013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적다. 지난해보다 약 45% 줄었다.

정부는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수도권 6곳에 7만67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김포아라 3만7000가구·구리건원 1만4600가구·하남미사·감일2 1만8500가구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신규택지 6곳 모두 경기도에 있어 서울은 제외됐다. 정부는 2030년까지 착공할 계획이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신보연 세종대학교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6곳 모두 경기도로 서울은 단 한 곳도 없다"며 "그동안 거론됐던 강남권 그린벨트와 용산공원이 빠졌고 하남도 감북이 아닌 미사·감일2로 선회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내 주택공급을 둘러싼 국토부와 서울시의 협의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호준석 서울시 대변인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에서 "(오 시장이 국토부 장관에게) 만나자고 제의한 지 오래됐지만 진척이 없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신규택지 확보뿐만 아니라 실제 착공까지 사업을 얼마나 신속하게 추진하느냐도 관건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이번 대책의 성패는 발표 물량보다 확보한 우량입지를 얼마나 속도감 있게 관리해 실제 착공으로 이어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에 이어 올해 1월 29일과 8월 13일에도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계획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려면 보상·인허가·기반시설 조성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일부 지역의 매물이 늘고 거래가격이 떨어진다고 해서 서울 주택시장이 안정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정부가 내놓은 잇단 공급대책이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시장 안정의 관건이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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