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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설치해준다더니 돈만 받고 잠적"…영주 주민들 수백만 원 피해 호소
60여 가구 피해 신고…인근 안동·예천·의성에서도 유사 사례 제기
계약 전 공급 가능 여부 확인해야


영주시청 전경 /김성권 기자
영주시청 전경 /김성권 기자

[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도시가스를 설치해 주겠다는 말에 수백만 원의 공사대금을 지급했지만, 정작 공사는 끝나지 않고 시공업체와 연락마저 끊겼다면 주민들은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할까. 경북 영주에서 도시가스 내관공사를 둘러싼 주민 피해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도시가스 설치를 기대하며 계약금을 비롯한 공사대금을 지급한 주민들이 공사 지연과 업체의 연락두절로 경제적 피해는 물론 생활 불편까지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해 주민 가운데는 도시가스 공급을 손꼽아 기다리던 고령층도 포함돼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난방과 취사에 따른 불편을 덜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들였지만, 약속했던 공사는 이뤄지지 않은 채 피해만 고스란히 떠안게 된 상황이다.

3일 영주시에 따르면 도시가스 내관공사 업체인 A업체는 지난해부터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주택을 대상으로 설치가 가능하다고 안내하며 주민들과 공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수백만 원의 공사대금을 지급하고도 공사가 장기간 지연됐으며, 최근에는 업체와 연락조차 닿지 않는다고 호소하고 있다.

하망동에 거주하는 B씨는 고령의 부모가 연탄 사용으로 겪는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A업체와 계약하고 공사대금 700만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공사는 마무리되지 않았고, 업체와의 연락마저 끊겼다는 것이 B씨의 주장이다. 부모를 위한 마음으로 시작한 도시가스 설치가 오히려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과 걱정을 안겨준 셈이다.

현재 영주지역에서 파악된 피해 가구는 60여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는 영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안동·예천·의성 등 인근 시군에서도 유사 사례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피해 주민들이 공사대금 반환을 요구하는 민사소송과 사기 혐의 고발 등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도시가스 설치공사의 계약 구조를 일반 주민들이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데 있다. 도시가스 공급관 공사는 공급업체인 대성청정에너지가 시행하지만, 주택 내부로 연결되는 내관공사는 소비자가 별도의 시공업체와 계약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내관공사업체가 설치를 약속하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서 해당 주택에 도시가스 공급이 반드시 가능한 것은 아니다.

공급관 설치 여건과 공사 가능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업체의 말만 믿고 공사대금을 지급할 경우 이번과 같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계약 전 확인 한 번이 수백만 원 피해 막는다이번 사례는 도시가스 설치를 비롯한 주택 설비공사에서 소비자의 사전 확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업체의 구두 설명이나 설치 가능하다는 말만 믿기보다는 공급업체를 통해 실제 공급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계약서에 공사 범위와 기간, 대금 지급 조건, 환불 및 공사 지연 시 책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공사대금 역시 가급적 단계별 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계약서와 견적서, 계좌이체 내역, 업체와 주고받은 문자 등 관련 자료를 반드시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자 정보와 시공 실적을 확인하고, 지나치게 서둘러 계약이나 선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더욱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영주시는 현재 피해 신고를 접수해 계약 내용과 공사 진행 상황, 대금 지급 내역 등을 확인하며 피해 규모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도시가스 공급업체와 협의해 해당 주택의 실제 공급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주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운 가구에는 2027년 시행 예정인 '영주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시설 지원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이 사업은 지원 요건을 충족하는 가구에 소형 LPG 저장탱크와 배관 등 설치비를 세대당 최대 200만 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이다. 다만 이번 내관공사 피해를 보상하는 별도 사업은 아니며, 지원 여부는 정해진 기준과 대상자 선정 절차에 따라 결정된다.

정교완 영주시 일자리경제과장은 "주민들의 피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가능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한편, 유사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시민 안내와 예방 활동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도시가스 설치는 단순히 배관을 연결하는 공사가 아니라 주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나 공급 가능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업체의 말만 믿고 수백만 원을 먼저 지급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올 수 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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