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녹취록 등 추가 증거

[더팩트 | 정예은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8개월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재심을 청구했다. 이 전 부지사와 방북 비용을 논의했다는 북한 공작원이 현장에 없었다는 정황이 담긴 국가정보원 문서 등을 근거로 제출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 측은 이날 수원고법에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의 유죄 판결 재심을 청구하는 신청서를 냈다. 지난해 6월5일 대법원에서 징역 7년8개월로 유죄가 확정된 지 516일 만이다.
이 전 부지사 측은 대북송금 사건은 방북비용 대납이 아닌 쌍방울 그룹의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한 부정거래였으며,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단은 "국가정보원 회신 문서와 박상용 검사의 통화 녹취 등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이 전 부지사는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할 새로운 증거"라며 "대납 의혹은 박상용 검사실에서 만들어진 진술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이 이날 제출한 약 300쪽 분량의 재심 청구서에는 △국정원 회신 문서를 통한 쌍방울그룹의 독자적 대북사업 및 주가 부양 정황 △ 박상용 통화 녹취 및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등 공범들의 검사실 동시 출정 기록 △법무부 감찰 자료와 금융감독원 자료를 통한 진술 회유·압박 및 허위 진술 동기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변호인단은 김 전 회장의 방북비용 대납 관련 진술에 등장하는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당시 현장에 없었다는 국정원 문서를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5월 중국 단둥에서 리호남과 이재명 대통령(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을 논의했고, 같은 해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호남에게 70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변호인단이 새롭게 확보한 국정원 문서에 따르면 리호남은 단둥 접촉 전날 수술을 받고 당일 오전에야 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닐라 행사 기간에도 리호남이 필리핀에 입국했다는 기록이 없고, 현지 정보당국도 리호남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방북비용 이야기의 핵심 인물이 그 자리에 없었던 것"이라며 김 전 회장의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범들의 진술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형성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변호인단이 확보한 박 검사와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의 통화 녹취에는 박 검사가 "이재명이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한다", "계속 부인하면 10년 이상을 구형할 것"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변호인단은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에게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내기 위한 회유와 압박이었다고 강조했다.
쌍방울이 경기도의 요청과 무관하게 대북사업을 주가 부양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정황도 제시했다. 변호인단이 제출한 국정원 문서에는 북한 측이 쌍방울 계열사 주가를 끌어올리는 대가로 수익금 일부를 받기로 했다는 대북사업가의 제보도 담겼다. 변호인단은 이를 근거로 북한에 지급한 돈이 경기도를 위한 대납금이 아닌 주가 부양과 사업권 확보를 위한 자금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이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신 지급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법원은 이 가운데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과 공모해 약 394만 달러를 신고 없이 반출하고 200만 달러를 허가 없이 북한에 지급했다고 인정했다.
변호인단은 재심 청구와 함께 국가정보원과 법무부, 수원지검 등에 대한 사실조사 및 심문기일 지정도 신청할 예정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박 검사 수사 경과를 지켜본 뒤 유죄가 확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과 증거인멸교사 부분 재심 청구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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