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가 재협상 중재 나서야"

[더팩트|이중삼 기자] 대우건설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시공 계약 협상을 종료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수천억 원의 손실을 감수하는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한수원이 일방적으로 협상 종료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사업 지연과 법적 분쟁 가능성을 제기하며 산업통상부에 재협상 중재를 요청했다.
대우건설은 2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달 30일 한수원으로부터 건설 계약 협상 종료 공문을 접수했다"며 "일방적인 협상 종료 절차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달 29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제출한 수정 제안서가 시공 물량 증가분과 추가 업무에 대한 요구사항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협상 종료를 결정했다.
대우건설은 한수원의 계약 조건이 시공사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설계를 담당하지 않는 시공사가 공사비 조정 없이 늘어난 물량을 떠안아야 하는 데다 입찰 이후 추가된 업무도 기존 계약금액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체코 원전은 신규 노형인 APR1000을 유럽 시장에 건설하는 사업인 만큼 시공 과정의 위험 부담도 크다고 지적했다.
대우건설은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양보안을 제시했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공사비 총액을 낮추고 물량 증가분 일부를 수용하는 수정 제안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천억 원의 손실까지 감수했지만 약 30분 만에 언론보도를 통해 협상 결렬 소식을 접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민간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의 계약 조건이 협상 막바지인 지난달 7일 제시됐다"며 "충분한 검토 시간을 요청했음에도 일방적인 종료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동안 투입한 사업비도 문제로 제기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처와 한수원이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같은 해 7월 한수원으로부터 사전작업착수지시서를 받아 시공 준비와 인허가 절차를 진행해 왔다.
정식 시공 계약을 맺기 전이지만 한수원의 요청에 따라 체코 현지와 경주, 서울에 수십명의 인력과 물적 자원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수백억 원의 비용도 정산 없이 먼저 집행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은 약 8년간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입찰·수주·인허가 업무에 참여한 시공사를 일방적으로 배제할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도 협약 해지 과정에서 법적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신규 시공사 선정에 따른 사업 지연 가능성도 제기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체코 원전 시공 계약 협상 종료에 대응해 장·차관 주도의 비상관리체제를 가동하고 공기와 예산을 준수하는 한국 원전의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한수원이 내년 초 신규 시공사 선정 입찰을 추진하더라도 기존 계약 조건을 수용할 업체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재입찰이 유찰되면 사업 일정이 지연되고 한국 원전의 대외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산업통상부가 한수원과 시공 컨소시엄의 협상 과정을 직접 점검하고 최종 제안서를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수원의 재입찰 절차와 별개로 정부가 재협상을 중재하면 사업 지연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성공과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통상부와 한수원이 재협상 절차를 진행해 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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