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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뛰며 미래 경쟁력 점검…삼성 이재용, 글로벌 광폭 행보
日 APL 개소 후 첫 방문…미래 반도체 패키징 기술 점검
앞서 로봇 개발 현장 찾아…중동선 미래 신사업 기회 모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 1일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삼성전자 첨단 반도체 패키징 연구거점에서 카와히라 히로이치 삼성전자 DS 리서치 재팬 연구소장(왼쪽), 카리야 다카시 APL 랩장 등과 함께 패키징 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 1일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삼성전자 첨단 반도체 패키징 연구거점에서 카와히라 히로이치 삼성전자 DS 리서치 재팬 연구소장(왼쪽), 카리야 다카시 APL 랩장 등과 함께 패키징 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회장 취임 4주년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보름간 중동과 한국, 일본 등을 오가며 미래 경쟁력을 점검하는 차원의 현장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1일)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삼성전자 '어드밴스드 패키지 랩(APL)'을 찾아 첨단 반도체 소재, 공정 요소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현지 경영진들과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특히 경영진들에게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인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를 당부했다.

지난 9월 공식 개소한 APL은 삼성전자의 일본 내 패키징 연구거점이다. 패키징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다양한 반도체를 하나로 통합하는 기술로, 전력 효율과 발열 등 AI 시스템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공정이다. 삼성전자는 2028년까지 400억엔(약 3500억원)을 투자하고 현지 연구인력을 지속 확대해 요코하마를 차세대 패키징 요소 기술 개발의 글로벌 R&D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이 회장의 현장 점검은 APL 개소 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졌다.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 확보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나아가 이 회장의 현장 방문은 삼성전자 창립 기념일(11월 1일)에 맞춰 진행됐으며, 앞서 공개된 창립 기념사와도 맥을 같이한다. 삼성전자는 창립 57주년 기념사를 통해 반도체 호황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 회장은 '미래'에 초점을 맞춘 현장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취임 4주년이었던 지난달 27일에도 별도 기념식 없이 차세대 로봇 기술 개발 현장을 점검했다. 당시 이 회장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 있는 로보틱스경험(RX)사업추진실을 방문해 로봇 분야 경영진으로부터 기술 개발 현황과 사업화 준비 상황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1일 UAE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주요 구간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1일 UAE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주요 구간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RX사업추진실은 삼성전자가 지난 7월 흩어져 있던 로봇 인력과 역량을 한데 모아 신설한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속의 로봇 컨트롤타워다. 이 회장이 이곳을 찾은 것은 조직 신설 이후 처음으로,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도가 뚜렷이 드러나는 행보다. RX사업추진실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기반으로 기술 개발 속도를 높여 차별화된 로봇 경험과 사업 기회를 창출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21일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기도 했다.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진행 일정과 안전 관리 현황 등을 점검했다. 가스화력발전소 건설은 UAE 산업 발전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향후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에 필요한 전력 공급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이번 중동 지역 방문을 통해 미래 사업에 대한 구상도 이어갔다. 현지 경영진과 만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 마련 및 신규 사업 진출 방안 등과 관련해 즉석으로 의견을 나눴다. 삼성은 UAE의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 맞춰 기존 원전·가스복합 사업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고, AI 데이터센터·에너지 인프라 등 미래 신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 회장뿐만 아니라 최근 삼성 사장단의 행보도 미래 준비에 방점이 찍힌 모습이다. 사장단 50여명은 지난달 31일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을 방문한 샘 올트먼 CEO 등 오픈AI 주요 경영진들과 'AI가 바꿀 다음 10년, 기업의 선택'을 주제로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픈AI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는 등 오픈AI 측과 지속해서 교류해 왔다.

이 회장의 다음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간 행보를 고려했을 때 미래 경쟁력 점검 차원의 현장 경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게 재계 관측이다. 내부적으로는 정기 인사안과 조직 개편안을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하순 사장단 인사를,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쯤 임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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