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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AI 에이전트와 함께 일하는 조직 만든다…'AX 2.0' 본격화
개인 AI 활용 넘어 업무 재설계…AX 확산 프로그램 가동
'J커브' 골짜기 돌파해 생산성 향상…데이터·보안 기술 고도화


SK텔레콤 관계자가 지난달 30일 경기 이천 SKT 인재개발원에서 'AX 혁신 2.0'의 추진 방향과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윤경 기자
SK텔레콤 관계자가 지난달 30일 경기 이천 SKT 인재개발원에서 'AX 혁신 2.0'의 추진 방향과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윤경 기자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SK텔레콤이 구성원과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조직으로의 전환에 나섰다. AI를 단순한 업무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 프로세스와 협업 구조까지 바꿔 조직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SKT는 '개인에서 조직으로, 편의에서 실용으로'를 핵심 방향으로 하는 '인공지능 전환(AX) 혁신 2.0'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SKT는 지난 3월 비개발 직군을 포함한 전 구성원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업무에 활용하는 '1인 1 AI 에이전트'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AI 활용 기반을 마련했다. AI 에이전트에 사번과 소속·직무·권한을 부여하고, 구성원은 AI와 함께 기획·개발·디자인 등 여러 역할을 넘나드는 멀티롤(Multi-Role)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구성원 4000명 이상이 AI 에이전트를 직접 제작했으며, 사내에서 정기적으로 활용되는 에이전트는 1500개를 넘어섰다. 한때 에이전트 수가 7000개까지 늘었지만, 활용도와 효율성을 고려한 정비 과정을 거쳐 정기 활용 중심으로 재편됐다. 월간 사용자도 75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AI 활용이 확산하면서 구성원별 역량과 요구가 다양해지고 개인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드러났다. 에이전트가 늘어날수록 사내 데이터와 시스템에 대한 접근·연결, 에이전트 관리와 보안 등 전사 차원의 지원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팀을 넘어 조직 전체의 업무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도 커졌다.

◆ AI와 함께 일하는 조직으로…업무 구조부터 재설계

SKT는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AX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사내 설문조사에서도 구성원의 93.8%가 AX 추진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개인의 AI 활용을 조직 전반의 변화로 확장하기 위해 △AX 이네이블러 TF △AX 샌드박스 △AX 카탈리스트 등 세 가지 실행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SKT가 AX 혁신 2.0을 위해 'AX 이네이블러 TF'·'AX 샌드박스'·'AX 카탈리스트' 등 3대 실행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Z.E.Z'·'데이터 데스크'·'워크맵' 등 기술도 개발한다. /SK텔레콤
SKT가 AX 혁신 2.0을 위해 'AX 이네이블러 TF'·'AX 샌드박스'·'AX 카탈리스트' 등 3대 실행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Z.E.Z'·'데이터 데스크'·'워크맵' 등 기술도 개발한다. /SK텔레콤

AX 이네이블러 TF는 AX 뒷받침하는 전사 차원의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구성원들이 AI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체계를 개선하고, 사내 데이터에 대한 접근·연결 체계도 구축한다. 이미 적용 중인 AI 에이전트 사번제를 비롯해 비용 정산과 평가체계 등 경영 인프라도 정비한다. 구성원들이 관련 기능과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통합 포털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AX 샌드박스는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상반기에는 서비스 개발 조직을 대상으로 약 3개월간 실험을 진행했다. 기획·개발·검증 등으로 나뉘어 있던 업무를 한 명의 구성원이 AI 에이전트와 함께 수행하는 멀티롤 방식을 시험하고, 업무 효율과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를 살폈다. 하반기에는 이를 전사 조직으로 확대해 개발 업무뿐 아니라 일반 업무까지 AI 중심으로 바꾸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AX 카탈리스트는 AX 혁신을 선도하는 구성원이 전사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SKT는 지난 9월 현업에서 자발적으로 AI를 적극 활용하고 업무에 적용해 온 구성원 10명을 1기 카탈리스트로 선정했다. 이들은 직접 개발한 에이전트와 AX 경험을 다른 구성원에게 전파하는 한편, 기술적·제도적 문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SKT는 카탈리스트에게 AI 모델 활용 비용과 기술·데이터 연계 등을 지원한다. 카탈리스트가 AX 추진 과정에서 데이터·권한·시스템·보안 등의 문제를 발견하면 AX 이네이블러 TF와 연계해 전사 차원에서 해결한다. 이를 통해 다른 구성원들이 동일한 어려움을 겪지 않고 AX를 추진할 수 있도록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내년 2기부터는 참여 인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데이터·보안 장벽 낮춘다…AX 뒷받침할 기술 고도화

조직 단위 AX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 사례인 'Z.E.Z(Zero Exposure Zone)'는 민감 정보를 보호하면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기술로,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개인정보 등 민감한 원본 데이터를 AI에 직접 전달하지 않고 별도 보호 영역에서 처리한 뒤, AI에는 판단에 필요한 결과값만 전달하는 방식이다. 데이터 보호와 AI 활용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SK텔레콤 관계자가 지난달 30일 경기 이천 SKT 인재개발원에서 'AX 혁신 2.0' 추진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윤경 기자
SK텔레콤 관계자가 지난달 30일 경기 이천 SKT 인재개발원에서 'AX 혁신 2.0' 추진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윤경 기자

사내 데이터의 의미와 업무 맥락을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데이터 데스크'도 구축했다. 기업 내부에는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만, 기존 데이터는 시스템과 개발자 중심으로 관리돼 AI가 데이터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SKT는 데이터에 대한 설명과 업무적 맥락을 자동으로 생성해 AI 에이전트가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방대한 데이터를 맡길 경우 특정 조직의 데이터 처리에만 연간 1억~2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데이터가 계속 갱신되는 만큼 반복적인 비용 부담도 따른다. 회사 측에 따르면 데이터 항목의 의미와 상세 설명을 보강한 결과 AI 에이전트가 질문에 답하는 정답률은 기존 약 40%에서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워크맵(Work Map)'은 구성원과 조직의 업무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는 도구다. 기존 업무 자료와 목표 등을 바탕으로 AI가 업무 흐름 초안을 만들면 구성원이 대화를 통해 업무 순서와 판단 기준 등을 보완해 업무 지도를 완성한다. 이를 통해 개인과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고 표준업무절차(SOP)를 수립하는 한편, AI 에이전트 적용이 가능한 업무도 발굴한다. 축적된 업무 맥락은 향후 AI 에이전트 설계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SKT는 AI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J커브(J-Curve)'를 빠르게 넘어선다는 구상이다. AI 도입 초기에는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지만, 업무 방식과 조직을 재설계하고 구성원을 재교육하는 과정을 거쳐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SKT 관계자는 "AX J커브의 골짜기를 돌파하기 위해 구성원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구성원의 자발적인 AI 활용 문화와 전사 지원체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AX 혁신의 성과를 조직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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