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당 합병 의혹, 대법서 무죄 확정

[더팩트 | 정예은 기자]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불공정한 합병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지난 2020년 2월 소송이 제기된 지 약 6년8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김석범 수석부장판사)는 29일 삼성물산 소액주주 26명이 이 회장과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선고기일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합병이 경영상 필요에 따라 추진됐고,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회장 등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은 자산가치 제고 및 재무구조 개선 등 사업상 목적을 위해 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합병 목적을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로만 볼 순 없다"며 "합병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산정됐고, 시장 주가가 임의로 조작되거나 법령상 금지된 행위가 개입됐다고 볼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병비율에 따라 주식 수에 비례해 신주를 배정하는 경우 서로 다른 회사의 주주들 사이에까지 주주 평등 원칙을 적용할 수 없다"며 원고 측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삼성물산 이사회 역시 회사의 재정 상황과 합병비율의 적정성 등을 충분히 검토해 합병을 승인했다며 이사들의 선관주의의무나 충실의무 위반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의 소송은 지난 2020년 2월 시작됐지만 이 회장의 부당 합병 관련 형사재판 결과를 기다리면서 장기간 지연됐다. 2024년 2월 첫 변론이 열렸으나 이후 재판부 재배당 문제로 심리가 중단됐고, 지난해 6월에야 재개됐다.
원고들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는 낮게, 제일모직의 가치는 높게 평가해 불공정한 합병비율이 산정됐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합병이 당시 제일모직 최대 주주였던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추진됐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으나,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도 지난해 7월 이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등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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