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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4주기…유통가, 올해도 핼러윈 마케팅 자제
사회적 추모 분위기 동참…4년째 자발적 자제
마트·편의점, 빼빼로데이·수능 조기 집중
이커머스도 11월 각사 쇼핑 축제 총력


이태원 참사 4주기를 맞아 올해도 유통가는 사회적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며 핼러윈 마케팅을 지우고 11월 쇼핑 축제 준비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10월 핼러윈데이를 앞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 /더팩트 DB
이태원 참사 4주기를 맞아 올해도 유통가는 사회적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며 핼러윈 마케팅을 지우고 11월 쇼핑 축제 준비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10월 핼러윈데이를 앞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 /더팩트 DB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유통업계의 핼러윈 마케팅이 올해도 자취를 감췄다.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4년째다. 업계는 사회적 추모 분위기에 동참해 핼러윈 대신 빼빼로데이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규모 할인 행사 등 11월 대목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프랜차이즈 카페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오는 31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별도의 핼러윈 판촉 행사를 열지 않고 있다.

추석과 크리스마스 사이는 이렇다 할 기념일이 없어 유통업계의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참사 전까지만 해도 이 공백을 메운 게 핼러윈이었다. 2010년대 후반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핼러윈이 확산하면서 업체들의 행사 규모도 커졌다.

이마트는 참사 직전인 2022년 10월 중순 '핼러윈 페스티벌'을 열며 관련 상품 물량을 전년보다 30%가량 늘리고, 용산점에 '좀비 타운' 콘셉트의 체험형 매장을 선보였다.

같은 시기 롯데백화점은 영국 팝 아티스트 존 버거먼과 협업한 핼러윈 비주얼로 백화점 외벽과 식품관, 출입문 등을 꾸미는 '슈퍼 핼러윈' 행사를 준비했고, 잠실 롯데월드몰에서는 핼러윈 팝업스토어와 공연 이벤트를 마련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와 손잡고 핼러윈 한정 케이크를 내놓는 등 프랜차이즈 업계도 시즌 한정 상품을 앞다퉈 선보였다.

하지만 참사 이후 업계는 4년째 판촉을 멈췄다.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핼러윈 특화 신메뉴와 기획 상품 출시를 전면 중단했고, 대형 테마파크 역시 핼러윈 타이틀을 뗀 가을 문화 축제로 콘셉트를 전환했다. 매장을 찾는 고객을 위해 일부 완구류 등 기본 상품 판매는 유지하지만, 매장 내 화려한 연출이나 대대적인 프로모션은 찾아볼 수 없다.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박헌우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박헌우 기자

유통가의 빈자리는 11월 대형 쇼핑 행사가 채우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다음 달 11일 빼빼로데이에 집중하고 있다. 캐릭터 지식재산권(IP) 협업 상품과 단독 굿즈를 전면에 내세웠으며, 롯데웰푸드는 시즌 한정 빼빼로 패키지 10종을 선보였다.

다음 달 19일 치러지는 수능 관련 상품도 일찌감치 나왔다. 투썸플레이스는 캐릭터 '가나디'와 손잡고 응원 케이크와 기획 상품을 출시했고, 수험생 대상 이벤트도 잇따르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연말 프로모션에 조기 돌입했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온·오프라인 계열사가 총출동하는 '쓱데이'를 열고 주요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대폭 할인한다. 백화점업계 역시 핼러윈을 건너뛰고 크리스마스 외관 연출과 연말 팝업 스토어 준비에 돌입했다.

이커머스업계도 연중 최대 행사로 맞불을 놓는다. 11번가는 다음 달 1일부터 11일까지 '그랜드십일절'을, G마켓은 2일부터 13일까지 '빅스마일데이'를 연다. 쿠팡도 2일부터 8일까지 와우회원 대상 할인 행사인 '와우 멤버스데이'를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핼러윈이 유통가 캘린더에서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추석과 크리스마스 사이 비수기를 방어하던 주요 테마가 사라진 것은 아쉽지만, 국민적 정서와 사회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할 때 자발적 자제는 당연한 선택"이라며 "다행히 블랙프라이데이나 광군제 같은 해외 직구 행사로 11월이 쇼핑 시즌으로 자리 잡으면서 쓱데이 등 11월 대형 행사에 마케팅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 역시 "일부 수요가 있는 파티 용품이나 사탕류 등 최소한의 기본 상품 구색만 유지할 뿐 본사 차원의 마케팅이나 행사 기획은 전면 중단했다"며 "대신 가을 비수기 공백을 메우기 위해 11월 초 빼빼로데이와 수능 특수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차별화 캐릭터 협업 상품을 앞세워 11월 쇼핑 수요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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