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설과 비속어, 온라인 공간의 거친 표현이 일상화되면서 언어폭력 예방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충남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언어습관을 점검하고 고운 말 사전을 만들거나 캠페인을 기획하는 등 참여형 교육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 주도 언어문화 개선부터 가정 연계 활동까지 충남 학교 현장의 사례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내포=이병수·노경완 기자] 충남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직접 바른말 사용을 실천하고 언어폭력 예방에 나서는 참여형 교육이 확산하고 있다.
언어습관 자가진단부터 다국어 고운 말 사전 제작, 학생회 주도 영상과 캠페인까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존중과 배려의 언어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언어폭력 예방교육주간' 운영 우수 사례를 모아 도내 학교에 공유하고 다음 학년도 예방교육 계획 수립에 활용하도록 안내했다.
◇학생이 직접 점검하는 언어습관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언어습관을 돌아보고 바른말 사용을 실천하도록 하는 활동이 진행됐다.
한들물빛중학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온라인 언어습관 자가진단 문항을 구성하고 QR코드로 참여하도록 했다. 전교생 811명 중 574명(70.8%)이 참여했으며 학생별 피드백과 담임교사용 지도 자료를 제공해 후속 교육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아산갈산초등학교 학생자치회는 바른말 사용 점검표를 직접 설계했다. 말 예절을 지키지 않을 때마다 칸을 지우는 방식으로, 벌점을 부과하기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실천 정도를 확인하도록 했다.
47개 학급 중 44개 학급이 참여했으며 점검표 99칸 가운데 평균 82.1칸을 지켜냈다.

◇놀이·체험으로 배우는 고운 말
놀이와 체험을 활용해 학생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활동도 이어졌다.
합도초등학교는 러시아어·베트남어·중국어 등 학생들의 모국어로 '고마워', '미안해', '괜찮아' 등 긍정적인 표현을 담은 '우리 학교 고운 말 사전'을 만들었다. 교내 곳곳에 숨겨진 순우리말 카드를 찾는 보물찾기도 운영해 이주배경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도록 했다.
부석중학교는 학생회 임원이 준비부터 진행까지 맡아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꿔보는 '우리말 골든벨'을 운영했다. 한들물빛중학교는 좋은 말 릴레이와 열쇠고리 만들기 부스를 마련해 200명 이상의 학생이 참여하도록 했다.
당진고등학교는 점심시간 사연 낭독과 편지쓰기를 통해 평소 전하지 못한 감사의 마음을 나눴다. 천안여자중학교 영어독서동아리는 친구와 교사, 보호자, 자신에게 듣고 싶은 따뜻한 말을 우리말과 영어로 표현한 숏폼 영상을 제작했다.

◇학생회가 직접 기획하는 언어문화 개선
학생회가 캠페인과 콘텐츠 제작을 주도하는 사례도 눈길을 끌었다.
온양중학교는 학생들이 기획·출연·편집에 직접 참여한 언어문화 개선 숏폼 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공유하고 교내 디지털 전광판에 상시 송출했다. 학급별 바른 언어 사용 실적을 마일리지로 모아 우수 학급에 사제 체육행사 참여 기회도 제공했다.
인지중학교는 학생회가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 진행하는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바른말이 친구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되새기도록 했다.
천안여자중학교는 학생자치회와 교직원, 학부모회가 함께 등굣길에서 '말 한마디의 힘' 캠페인을 진행했다. 학급별로 존중과 배려, 감사의 말을 담은 '아름다운 언어 나무'를 만들어 복도에 전시했다.
성광온누리학교는 학생회가 학교생활에서 사용하는 은어와 비속어를 직접 선정해 고운 말로 바꾸고 영상으로 제작하는 '고운 말 순환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아산갈산초등학교 언어문화개선 공모전에는 글과 그림 등 253편이 접수됐으며 우수작 50점이 전시됐다.

◇가정과 학교가 함께 만드는 언어문화
학교에서 시작한 언어문화 개선을 가정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합도초등학교는 다국어 가정통신문으로 가정 내 경청과 공감 대화법을 안내하고 교직원 대상 비폭력 대화 연수를 진행했다.
천안월봉중학교와 당진고등학교도 가정통신문과 학부모 소식지를 통해 가정에서의 바른말 사용을 독려했다. 학교 안 교육에 그치지 않고 일상적인 대화 방식까지 바꿔야 언어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일부 학교는 교내 활동만으로는 가정 내 언어문화까지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다음 학년도에 가정 내 다정한 말 사용 캠페인을 병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우수 사례 공유로 바른말 문화 확산
충남도교육청은 학교별 언어폭력 예방교육 우수 사례를 공유해 각 학교가 다음 학년도 교육계획을 수립할 때 참고하도록 안내했다.
학생들의 언어습관 점검부터 체험 활동, 학생자치 캠페인, 가정 연계 교육까지 학교급과 학생 특성에 맞는 사례를 확산해 언어폭력 예방 활동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학교문화로 자리 잡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병도 충남도교육감은 "언어는 학교폭력 예방의 출발점이자 서로를 존중하는 학교문화의 기본"이라며 "학생들이 직접 점검하고 실천한 바른말 습관이 학교 전체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현장의 다양한 시도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고운 말도 우리가 직접"…충남 학교 언어폭력 예방교육 변화' 기사는 충남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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