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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폭 행보' 정용진, 13년 만에 이마트 대표 복귀…그룹 전환 주도
신년사 고객 강조하며, 수차례 현장 경영
스타벅스 여파로 실적 부진…본업 제고도
AI 전환, 파라마운트 인수전 등 투자 나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13년 만에 이마트 대표직으로 복귀하며 그룹 전반의 사업을 직접 챙길 방침이다. 그는 그룹사 전반의 신사업과 신규 투자, AI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13년 만에 이마트 대표직으로 복귀하며 그룹 전반의 사업을 직접 챙길 방침이다. 그는 그룹사 전반의 신사업과 신규 투자, AI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그룹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올해 초부터 광폭 행보를 이어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13년 만에 이마트 대표직으로 복귀하며 리테일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직접 진두지휘한다. 최근에는 미국 콘텐츠 제작사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에 뛰어드는 한편, 그룹 전사적인 인공지능(AI) 전환을 추진하는 등 굵직한 과제들을 함께 챙길 전망이다.

26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2027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정 회장의 이마트 대표직 복귀와 주요 계열사의 전문경영인(CEO) 교체가 동시 단행됐다. 지난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직에 오른 정 회장은 이번 인사로 이마트 경영까지 총괄하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SSG닷컴·신세계까사·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야구단 등 5개 계열사 수장도 동시 교체했다. 이마트는 신세계까사 흑자 전환을 견인한 김홍극 대표가 내정됐고,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 대표직도 함께 맡게 된다. SSG닷컴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514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 폭이 확대된 상태다.

신세계까사 신임 대표로는 CJ올리브영 출신의 허민호 대표가 영입됐다. 허 대표는 지난 2008년부터 10년간 올리브영의 외형 성장과 매출 증대를 다져온 인물로, 향후 까사미아와 자주(JAJU) 등의 브랜드 확장을 주도한다. 아울러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부문 총괄을 겸임하며, 그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K-뷰티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신세계야구단(SSG 랜더스)은 그룹 내 부동산 자산관리 계열사인 SMPMC의 기인주 대표가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기 대표는 오는 2028년 개장을 앞둔 청라 돔구장 건립과 홈구장 이전 프로젝트를 책임진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6월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으로 스타벅스 코리아(SCK컴퍼니)의 새 사령탑에 신동우 대표를 선임했다. 이로써 올해에만 총 6곳의 계열사 경영진을 교체하게 됐다.

사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스타필드 청라의 건설 현장을 찾아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운영 전략 등을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사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스타필드 청라의 건설 현장을 찾아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운영 전략 등을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 현장서 답 찾는 정용진, '와우샵·몽골 진출' 국내외 투트랙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성장을 위한 지향점으로 '고객'을 꼽으며,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그는 상반기에만 스타필드마켓 죽전점, 스타필드빌리지 운정, 트레이더스 구월점, 스타필드 청라 등을 잇달아 방문해 현장 경영을 펼쳤다.

정 회장은 "고객 입장에서 매장을 조성해야 한다"며 주변 주거단지 특성과 내부 상품 구성, 이동 동선 등을 고객 관점에 맞출 것을 지속적으로 주문했다. 매장 밖에서는 지난 3월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 AI'와 업무협약을 맺고, 리테일 전반에 AI 전환(AX) 프로젝트를 직접 챙겼다. 소싱-발주-가격-물류-재고-고객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AI로 전환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을 최적의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룹사 차원에서는 지난 4월 전사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후 이번 인사에서 경영지원총괄로 최택원 SSG닷컴 대표를, 대외협력본부장으로 박승학 조선호텔앤리조트 레저사업부장을 선임했다. 전상진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은 유임했다. 경영전략실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겨두며, 정 회장 직할 체제로 그룹을 움직이게 했다.

그러는 사이 이마트는 국내외 사업 모델을 다각화해 외형 확장으로 속도를 냈다. 국내에서는 최근 초저가 생활용품 전문점인 '와우샵'을 선보였다. 와우샵은 1만원 내로 주방기기와 홈퍼니싱, 뷰티, 문구·완구 등 생활밀착형 상품들을 판매한다. 이마트는 와우샵 상품 가짓수를 1만2000여종으로 늘려 디지털 가전까지 아우른다.

해외에서는 몽골 울란바토르에 글로벌 최대 규모 매장인 노브랜드 1호점을 세웠다. 253평(836㎡) 크기의 이 매장은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과 몽골 현지 제품을 포함해 총 5000여종의 품목을 진열한다. 2016년 몽골에 진출한 후 현재 6개의 점포를 꾸린 이마트는 오는 2028년까지 노브랜드 전문 매장을 15곳으로 확대한다.

이마트는 노브랜드로 몽골 울란바토르에 1호점을 내며 글로벌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028년까지 몽골 내 노브랜드 전문관 매장을 15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이마트는 노브랜드로 몽골 울란바토르에 1호점을 내며 글로벌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028년까지 몽골 내 노브랜드 전문관 매장을 15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 주력 자회사들은 실적 부진…콘텐츠 사업 대대적 투자 예고

다만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이 여파로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확산하며, 이마트의 핵심 수익원인 SCK컴퍼니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5.5% 급감한 109억원에 그쳤다. 이는 이마트 본사 연결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이마트의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2% 감소한 1353억원을 기록했다.

정 회장은 논란 당시 SCK컴퍼니 경영진을 즉각 교체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사태 수습에 기울였다. 그룹사도 나서 주요 임원진과 스타벅스 전 직원에 역사 인식 교육을 단행했다. 이후 논란은 한층 수그러들었으나, 업계 전반에 해킹 피해가 빈번해지자 내부 디지털·정보보안 조직을 신설했다.

이마트는 스타벅스 외에도 주력 자회사들이 일제히 실적 부진에 직면한 상황이다. 상반기 기준 SSG닷컴과 이마트24는 적자 상태에 놓였고, 신세계 프라퍼티와 PK리테일홀딩스(미국 법인), 신세계푸드 등도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미국 투자 펀드인 레드버드 등과 손잡고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위한 지분 투자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미션임파서블'과 '해리포터' 등 할리우드 지식재산권(IP)를 리테일 사업에 접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하며, 향후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몰에 다양한 콘텐츠 체험 시설을 입힌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올해 광폭 행보를 펼쳐온 정 회장은 2013년 이후 13년 만에 이마트 대표직에 공식 복귀했다. 이는 이마트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과 동시에, 그룹 내 신사업 및 글로벌 사업 확대, AI 전환, 콘텐츠 신규 투자 등 굵직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은 AI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산업 대전환기에 직접 리더십을 발휘해 그룹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며 "성과주의를 통한 인재 발굴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성장 사업에서도 결실을 만들겠다"고 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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