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전국
[취재석] 권사 임직 한 달 만에 '내매교회' 포함 관광벨트 제안…이해충돌 논란 피할 수 있나
최선희 영주시의원, 5분 발언서 종교유산 연계·행재정 지원 주문
관광벨트 대상지에 본인이 임직한 내매교회 포함 논란


최선희 영주시의원이 제30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영성(靈性)도시 영주' 조성에 대한 제안을 설명하고 있다. /영주시의회
최선희 영주시의원이 제30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영성(靈性)도시 영주' 조성에 대한 제안을 설명하고 있다. /영주시의회

[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정책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공직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면 시민들은 그 과정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한 관광정책이라면 더욱 그렇다. 공공의 예산과 행정력이 투입되는 사업일수록 정책의 필요성만큼이나 제안의 배경과 추진 과정이 투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북 영주시의회 최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영성(靈性)도시 영주' 조성 제안이 이 같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 의원이 종교유산을 연결한 관광벨트 구상을 제안하면서 자신이 권사로 임직한 내매교회를 대상 유산 가운데 하나로 포함했기 때문이다. 영주시가 관련 사업에 5억 원을 투입하는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업의 기획 경위와 이해충돌 가능성을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

최 의원은 최근 열린 영주시의회 제30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부석사와 소수서원, 홍유한 선생 유적지, 내매교회를 연결하는 이른바 '영성치유벨트' 조성을 제안했다. 종교와 정신문화 유산을 연계해 체류형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관련 기관·단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국·도비 공모사업 발굴과 행정·재정적 인센티브 제공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안 자체만 놓고 보면 지역에 흩어진 역사·문화 자원을 관광산업으로 연결하자는 정책 구상이다. 유교와 불교, 천주교, 개신교 관련 유산을 활용해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의 방향이 타당하다는 것과 그 정책을 제안한 공직자의 이해관계가 적절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장로신문 보도에 따르면 최 의원은 지난달 6일 내매교회 창립 120주년 임직 감사예배에서 권사로 임직했다. 자신이 종교적 관계를 맺고 있는 교회를 공공 관광정책의 주요 거점으로 제안한 셈이다. 권사 임직과 5분 자유발언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한 달 남짓이라는 점도 시민들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더욱이 영주시 관광진흥과의 주요업무계획에는 '영주 성지순례 치유여행길 조성사업'이 담겼다.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총 5억 원을 투입하고, 올해 종교계 협력체계를 구축한 뒤 내년부터 관광상품 개발과 시범운영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물론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만으로 내매교회에 예산이 직접 지원된다거나 최 의원이 사적 이익을 얻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해당 교회의 사업 참여 여부와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 계획도 확인되지 않았다. 사업이 언제 처음 기획됐는지, 시의회 제안과 집행부 계획이 어떤 경로로 연결됐는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의 시선까지 거둘 수는 없다. 오히려 직접적인 특혜가 확인되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사업 대상 선정 기준과 예산 집행 구조를 선제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막연한 해명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자료와 절차를 제시하는 것이다.

최 의원은 논란에 대해 "특정 교회나 종교단체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지역의 종교·정신문화 유산을 연계한 관광 활성화 정책"이라며 "권사라는 이유만으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해충돌이나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더욱 신중하게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최 의원의 해명처럼 종교단체와의 관계만으로 곧바로 법 위반을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법적 판단에는 직무 관련성, 사적 이해관계의 구체적 내용, 관련 직무의 수행 여부 등 사실관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하지만 법 위반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자의 윤리적 책임에 대한 질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해충돌 방지의 핵심은 실제로 부당한 이익을 얻었는지만 따지는 데 있지 않다. 공직자가 사적 관계와 공적 직무를 명확히 구분하고, 시민들이 정책 결정의 공정성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있다. 법적 의무의 적용 여부와 별개로 이해관계가 의심될 수 있는 사안이라면 관련 사실을 투명하게 밝히고 필요한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공직자의 기본적인 책무다.

지역주민의 반응도 곱지만은 않다. 가흥동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관광사업을 추진한다면 다른 교인들이 어떻게 바라보겠느냐"며 "시의원이 사안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이 묻는 것은 종교유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일이 옳으냐 그르냐만이 아니다. 왜 그 교회가 사업 대상에 포함됐는지, 다른 종교·문화유산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됐는지, 특정 시설에 유리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는지다.

영주시는 사업의 최초 기획 시점과 제안 경위, 대상 유산 선정 기준, 예산의 세부 사용처, 개별 시설에 대한 지원 여부를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최 의원 역시 제안 과정에서 자신의 교회 관련 이해관계를 어떻게 검토했는지, 이해충돌 방지와 관련한 신고·회피 등 법적 절차의 적용 대상이었는지를 사실에 근거해 설명해야 한다. 실제 적용 여부는 구체적인 직무와 법령상 요건을 토대로 판단할 사안이다.

'영성도시 영주'라는 구상은 종교와 문화유산을 연결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시도다. 그 취지가 시민들의 공감을 얻으려면 사업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부터 확보해야 한다.

좋은 정책이라는 이유로 검증을 생략할 수는 없다. 공직자에게 필요한 것은 법 위반이 아니라는 해명만이 아니라, 시민들이 의심할 만한 대목을 스스로 살피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자세다. 5억 원의 예산이 걸린 관광사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결국 이번 논란의 답은 분명하다. 특혜가 있었는지를 단정하기에 앞서, 특혜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사업이 설계되고 추진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영주시와 시의회가 그 물음에 얼마나 투명하게 답하느냐가 '영성도시 영주'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다.


tk@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