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국감서 이진숙 공방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캐나다 간 한동훈, 국내 국감서 연일 소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해외 출장 중에도 국내 국정감사에서 계속 소환됐다고?
-응. 한 의원은 이번 주 주캐나다대사관 등 미주 국정감사 일정 등을 소화했는데, 국내에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를 중심으로 여당에서 한 의원을 둘러싼 수사자료 유출과 자녀 특혜 등 각종 의혹들이 연일 거론됐어.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의 전담 '한동훈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겠다고 예고하며 한 의원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지.
-그런데 한 의원,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 기사로 대응했다고?
-한 의원은 가만히 있지 않았어.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잡겠다며 딸 가지고 개떼처럼 달려들다 안되니까 아들에 대한 거짓 흑색선전을 꺼내 들고 있다"는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일일이 대응하면서도,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 결과가 담긴 기사를 수차례 공유하며 맞대응에 나섰어. 그러면서 "민주당의 묻지마 집중공격에도 저를 보수 재건 도구로 쓰고자 하는 국민들이 많이 계신다"고 했어. 자신을 향한 공격에 위축되기보다는 오히려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모습이지.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어?
-친한계에서는 "때리면 때릴수록 입지만 더 커질 것"이라는 반응이 나와. 당내에서도 한 의원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여권의 정치보복으로 보고 있지만, 정치적 체급이 커지는 것과 복당 문제는 별개라는 시각이 많은 듯해. 한 초선 의원은 최근 통화에서 "여당의 부당한 정치탄압에 대해서는 당연히 방어를 해줘야 한다. 개혁신당 의원이 그런 일을 당한다고 해도 나서서 싸워줄 수 있다"면서도 "딸이나 아들 이슈 이전에 원내와 당원들 사이에서 한 의원을 받으면 안 된다는 여론이 높은 상황인 만큼, 당에 들어오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어.

◆유명 디저트 브랜드 제공…국감장 간식 경쟁
-국회가 때아닌 간식 곳간이 됐다던데?
-맞아. 지난 6일 시작된 국정감사 기간에 평소 줄을 서야 맛볼 수 있는 유명 간식들이 국회 곳곳에 등장하고 있어. 의원들이 국감 준비로 고생하는 보좌진과 직원들에게 간식을 돌리는 건 익숙한 풍경이지만, 올해는 간식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의원실 간 경쟁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야. 흔한 간식으로는 눈길을 끌기 어려울 정도가 됐지.
-어떤 간식들이 등장했는지 궁금해.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국감장에 유명 디저트 브랜드의 찹쌀떡을 보냈어. 평소 줄을 서야 맛볼 수 있는 인기 간식인데,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도 같은 찹쌀떡을 돌렸다고 해. 국회 직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방에는 "잘생기고 얼굴 작으신 신장식 의원님 선물 감사합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짱짱"이라는 글까지 올라왔어. 간식 하나에 의원 칭찬까지 덤으로 따라온 거야.

-윤준병 민주당 의원실에서는 치킨을 돌렸대. 윤 의원 사진이 들어간 피자 전단도 등장했는데, '국회 농해수위 민주당 간사'라는 소개와 함께 "우리 쌀로 만든 피자살리기", "우리 모두 피자 피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 우리 쌀 소비를 홍보하는 의미까지 담은 간식이었지.
-이쯤 되면 누가 더 맛있는 간식을 준비하느냐는 경쟁이 벌어지는 것 같네. 간식을 받은 직원들이 텔레그램 방에 사진과 감사 인사를 올리면서 어떤 의원이 무엇을 돌렸는지도 자연스럽게 알려지고 있어. 간식은 물론 의원의 이름까지 함께 회자되는 거야.
-그런데 오히려 간식이 남아서 버리는 곳도 있었다고?
-넉넉하게 준비한 간식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다 먹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 거야. 한 문체위원회 관계자는 <더팩트>에 "위원장실이나 원내대표실 등 다양한 곳에서 간식을 가져오다 보니 같은 간식을 가져온 곳에서는 결국 남아 버리기도 한다"며 "어렵게 구한 간식인데 너무 흔해지니 가치가 떨어진 풍요 속 빈곤"이라고 말했어. 국감 기간 고생하는 직원들을 챙기려는 마음은 좋지만, 간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빚어진 뜻밖의 풍경이기도 해.

◆'이진숙 블랙홀' 빠진 과방위
-올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은 유독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을 둘러싼 공방이 길었던 것 같아. 범여권은 이 의원이 방송통신위원장 시절 자신이 관여한 업무를 직접 감사하는 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며 지난 12일 제척안을 의결했는데, 헌법재판소는 지난 21일 이 의원이 과방위원장을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잖아. 다만 방통위원장 재직 당시 관여한 업무와 본인 관련 고발 사건 등 4개 범주에 대해서는 제척을 유지했어.
-22일 종합감사 현장에 나온 이 의원의 한 보좌 직원의 행동도 눈길을 끌더라.
-그 장면이 이번 과방위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봐. 이 의원실 한 보좌 직원이 김현 민주당 의원 바로 뒤에서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김 의원이 자신의 자료가 찍히는 것 아니냐며 항의했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 직원의 퇴장까지 요구했고, 이 의원 측은 이 의원을 찍기 위해 자리를 옮긴 것이라고 맞섰지. 결국 송기헌 위원장이 촬영 자체를 막지는 않되 다른 의원 자료가 찍히거나 의정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거리를 두라고 정리했어.

-그러다 보면 정작 감사해야 할 사안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겠네.
-실제로 이날 종감은 본질의를 시작하기까지 약 한 시간이 걸렸어. 이후 YTN 관련 청문 절차 등 피감기관을 상대로 한 현안 질의도 진행됐지만, 감사 초반의 상당 부분은 또 이 의원 제척 문제와 촬영 공방에 쓰였어. 올해 과방위는 전직 방통위원장이 현직 감사위원으로 들어왔다는 전례 드문 상황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정리할 필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야. 다만 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여야가 서로의 자격과 의도를 따지는 데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워 보여. 피감기관을 향해야 할 국감장의 시선이 여러 차례 감사위원들 자신에게 머문 건 아쉬운 대목이지.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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