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사회
쿠팡 노동법 위반 206건 적발…과태료 19억6000만원
노동부, 김범석 '산재 은폐' 부적절한 지시 확인…공소시효 만료

고용노동부는 22일 쿠팡,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 등 쿠팡 계열사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더팩트 DB
고용노동부는 22일 쿠팡,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 등 쿠팡 계열사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더팩트 DB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고용노동부가 쿠팡 계열사에 대한 산업안전·근로기준 감독에서 법 위반 206건을 적발했다. 산업안전 분야 위반 61건은 사법처리하고 144건에는 과태료 19억6000여만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고 장덕준씨의 산재은폐 의혹 수사에서는 당시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의 부적절한 지시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노동부는 22일 쿠팡,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쿠팡로지스틱스(CLS) 등 쿠팡 계열사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산업안전 분야는 지난 3월 16일부터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105곳을, 노동 분야는 지난 1월 16일부터 계열사 본사와 쿠팡로지스틱스 배송캠프 7곳을 대상으로 진행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205건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61건은 사법처리하고 144건은 총 19억60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사업장 한 곳당 평균 과태료는 1800여만원이다.

계열사별 과태료는 쿠팡CFS가 12억9000여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쿠팡CLS 6억3000여만원, 쿠팡 3000여만원 순이었다.

산재 발생 사실을 은폐한 정황이 확인된 사례는 범죄인지 후 수사를 시작했다. 합의금 지급 등으로 노동자가 산재요양 신청을 취하하도록 하거나, 관리자 면담을 통해 신청을 취하하게 한 뒤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사례 2건이다.

노동부는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부상이나 질병이 발생했을 때 1개월 이내에 제출해야 하는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거나 늦게 제출한 25건도 적발했다. 이에 약 1억7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산재 은폐·미보고 외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은 178건이었다. 컨베이어 비상정지장치와 덮개 미설치, 지게차 작업구역 내 노동자 접촉 방지조치 미실시 등 산업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59건은 범죄인지 후 수사할 계획이다. 야간노동자 등에 대한 특수건강진단 미실시 10건, 휴게시설 설치·관리 부적정 6건 등 119건에는 약 17억8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22일 쿠팡,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 등 쿠팡 계열사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더팩트 DB

노동부는 2024년 쿠팡CLS 근로감독 당시 제시한 노동자 건강보호 권고사항의 이행 여부도 점검했다. 차량과 작업자 동선 분리, 물품분류 자동화 설비 도입, 심리상담 프로그램 운영 등은 이행했지만 일부 개선사항은 남아 있었다. 노동부는 소분류·상차 작업환경 개선과 프레시백 교체를 서두르고, 현행 3회전 배송 방식 개선 등 작업시간을 줄일 방안도 마련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근로기준 분야에서는 성과향상프로그램(PIP) 운영, 취업방해, 불법파견 의혹 등을 조사했다. 쿠팡이 PIP 대상자를 선정·운영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이를 통한 해고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PIP의 선정 대상과 교육 내용·기간 등 주요 사항을 취업규칙에 작성·신고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시정지시와 과태료 70만원을 부과 조치를 할 예정이다.

과거 일부 퇴사자 명단을 작성해 채용 시 참고자료로 활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다만 다른 회사의 취업을 방해하기 위한 외부 공유는 확인되지 않아 취업방해금지 위반은 인정되지 않았다. 노동부는 당초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전문가 자문과 법리 검토를 거쳐 자사 채용에 활용한 행위까지 근로기준법상 취업방해금지 규정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쿠팡과 쿠팡CLS의 배송노동자 업무 배치와 지휘·명령 체계 등을 조사한 결과 불법파견도 인정되지 않았다.

노동부는 PIP 운영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상자 선정 기준과 목표·기간, 단계별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취업방해와 불법파견 논란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요구할 계획이다.

노동부는 2020년 10월 사망한 쿠팡CFS 대구센터 소속 고(故) 장덕준 씨의 산재은폐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도 발표했다.

2025년 12월과 올해 1월 접수된 고발장을 토대로 수사한 결과, 당시 쿠팡 대표이사가 산재은폐 의혹과 관련해 부적절한 지시를 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다만 공소시효가 지난 점 등을 고려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보고 불기소 의견으로 공소청에 송치할 계획이다.

수사 결과, 당시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는 메신저로 고인의 업무 기록과 관련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는 지시를 했다. 쿠팡 관계자들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고인의 물 마시기, 화장실 가기, 기다리기, 대화하기 등을 분류해 시간을 정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인의 사망 이후 쿠팡 뉴스룸에 업무강도가 높지 않았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유족급여 신청에 대한 근로복지공단 조사 과정에서는 고인의 모습이 담기지 않은 CCTV를 먼저 제출했다가 이후 추가 제출한 영상에서 고인을 확인했다. 고인은 2021년 2월 야간근무와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등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점이 인정돼 업무상 재해 판정을 받았다.

다만 노동부 관계자는 "부적절한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과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은폐죄가 성립하는지는 별개"라며 "산재은폐죄가 성립하려면 산재 발생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데 더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하는 적극적인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고인의 사망은 중대재해로 보고됐고 산재 승인 과정에서 방해행위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산업재해조사표에 재해 원인을 포괄적으로 기재하거나 재발방지대책을 취지에 맞지 않게 작성한 사례도 확인해 개선을 지도했다. 기업들이 조사표를 충실하게 작성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2027년 도입을 목표로 산업재해조사표 작성 가이드라인 마련과 산재보상 승인 사유 통보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산재 은폐와 미보고는 적절한 치료와 보상을 막을 뿐만 아니라, 재해 원인분석과 위험요인 확인·개선 절차를 차단해 유사 재해의 재발 가능성을 높인다"며 "쿠팡은 이번 감독을 계기로 다수의 법 위반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하는 한편 빠른 배송 및 물류 효율화에 수반될 수 있는 과로, 야간노동, 과중한 업무강도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존중하는 경영방침을 확립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부는 쿠팡 외 다른 물류센터에서도 노동관계법 위반이 다수 확인된 만큼 물류센터 전반에 대한 지도·감독을 이어갈 계획이다.

pep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