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난 명일동 9호선도 이미 평가 완료된 곳

[더팩트ㅣ대전=선치영 기자] 굴착공사 현장 인근에서 발생한 싱크홀 56건 가운데 30건, 절반 이상이 이미 '지하안전평가'를 마친 현장에서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 국토교통위원회)이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7월까지 굴착공사 인접 지역에서 발생한 지반침하는 56건이었다. 이 중 30건 (53.6%)이 지하안전평가 대상에 해당해 평가를 완료한 현장이었다.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굴착 깊이 20m 이상이거나 터널공사를 수반하는 사업은 지하안전평가, 10m 이상 20m 미만은 소규모 지하안전평가를 받아야한다.
사업자는 착공전 지반과 지하수 흐름을 조사해 침하 위험을 예측하고 안전대책을 세운 뒤 국토부와 협의를 마쳐야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즉, 평가를 받아야 할 만큼 위험한 현장은 위험을 미리 조사하고 대책까지 세우고도 무너진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부실평가로 적발된 것은 단 1건에 그쳤다.
사고가 발생한 30개 현장에는 대형 국책 철도 사업이 다수 포함됐다.
이 중 2025년 3월 사망자까지 발생한 서울 강일구 명일동 현장 역시 지하안전평가를 이미 완료한 곳이었다. 이 밖에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구공사, 인천 송도 전력구공사, 남양주 진접2 공공주택지구 우수암거 공사 등 공공이 발주하거나 시행하는 사업이 다수 포함됐다.
동일 지점에서 사고가 반복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1297번지 업무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2022년 5개월 사이 4차례 지반침하가 발생했다.
첫 사고 이후에도 공사는 계속 됐고 엿새 만에 다시, 사흘 만에 또 땅이 꺼졌다.
이밖에 경기 시흥시 월곶동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은 닷새 간격, 전북 군산시 경장동 주상복합 현장은 47일 간격으로 각각 2차례 침하 사고가 났다. 경기 파주시 문발동, 강원 속초시 영랑동에서도 같은 현장에서 2번씩 침하가 발생했다.
'지하안전법'은 평가를 부실하게 하는 경우 이를 제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2~2025년 지하안전평가는 총 2176건 수행됐으나 부실평가로 적발된 것은 2023년 2월 1건, 과태료 250만 원 처분이 전부였다.
장종태 의원은 "지하안전평가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인데, 평가를 마친 현장에서 지반침하가 반복되고도 부실평가 적발은 5년간 단 한 건에 그쳤다"며 "사고가 발생하면 기존 평가에서 위험을 제대로 예측했는지부터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사고 발생 시 평가서 재검증을 의무화하고, 반복사고 현장은 공사중지와 협의조건 이행 점검에 즉시 들어가야 한다"며 "평가를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실제로 사고를 막았는지가 제도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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