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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홍철, 배우자 재임용 의결 이사회 참석…이해충돌 논란
김채은 감독, 94.6점 받아 4년 재임용
이사회 안건과 실제 평가기준·평가위원 달라
김재원 "가족 관련 의사결정 특별감사해야"


대한체조협회 여홍철 전무이사가 배우자 김채은 감독의 재임용 평가에서는 제척됐지만, 최종 의결 이사회에는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금메달리스트 여서정이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아버지 여홍철 교수(오른쪽)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시스
대한체조협회 여홍철 전무이사가 배우자 김채은 감독의 재임용 평가에서는 제척됐지만, 최종 의결 이사회에는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금메달리스트 여서정이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아버지 여홍철 교수(오른쪽)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대한체조협회 여홍철 전무이사의 배우자인 김채은 미래국가대표 전임감독의 재임용 과정에서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됐다. 여 전무이사는 배우자의 직접 평가에서는 제척됐지만, 재임용 안건을 최종 의결한 이사회에는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확보한 대한체육회와 대한체조협회 자료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해 1월 미래국가대표 전임감독 재임용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94.6점을 받았다. 이후 협회 이사회 심의와 대한체육회 승인을 거쳐 지난해 3월 1일부터 2029년 2월 28일까지 4년 임기로 재임용됐다.

미래국가대표 전임감독은 국가대표 후보선수와 청소년대표, 꿈나무선수 등 차세대 선수의 육성과 훈련을 총괄하는 자리다. 대한체육회의 '미래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내규'에 따르면 임기가 만료되는 전임감독은 공식회의체의 실적평가와 재임용 심의,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재임용될 수 있다.

김 감독의 재임용 심사는 지난해 1월 초 진행됐다. 대한체조협회는 당시 임원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다는 이유로 부회장 2명과 남녀 기계체조·리듬체조 경기력향상위원장 3명 등 총 5명으로 별도 평가위원을 구성했다. 평가자료에는 여 전무이사에 대해 '평가 미참여(제척 사유 해당)'라고 명시돼 있다.

실제 평가에서 김 감독은 훈련계획서 28.2점(30점 만점), 훈련결과보고서 28.6점(30점), 선수관리 19.4점(20점), 대회실적 및 국가대표 전출율 18.4점(20점) 등 총 94.6점을 받았다. 재임용 기준인 70점을 웃도는 점수다.

그러나 협회가 지난해 1월 10일 이사회에 제출한 재임용 안건에는 다른 평가방식이 기재돼 있다. 해당 안건에는 경기성적 30점, 경기력향상 20점, 지도역량 30점, 코칭행동 20점 등 4개 평가항목이 명시됐다. 평가자 역시 각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위원장과 부위원장, 위원 과반수 이상으로 적혀 있다.

반면 실제 재임용 평가에는 훈련계획서와 결과보고서, 선수관리 실적 등을 기준으로 한 별도 평가표가 사용됐고, 평가위원도 5명으로 구성됐다. 이사회 안건에 명시된 평가방식과 실제 심사에 적용된 방식이 서로 다른 셈이다.

다만 이 같은 차이가 기존 평가방식의 변경에 따른 것인지, 이사회 안건 작성 과정에서 과거 평가기준이 그대로 반영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평가방식 결정 과정에 여 전무이사가 관여했는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재임용 최종 의결 과정에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대한체조협회의 지난해 1월 10일 제1차 이사회 참석 명단과 수기 서명부에는 여 전무이사의 참석 사실이 기재돼 있다. 해당 이사회에서는 김 감독을 포함한 미래국가대표 전임감독 3명의 재임용 안건이 원안 의결됐다.

김재원 의원은
김재원 의원은 "대한체육회는 형식적인 제척 조치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여 전무이사의 가족 관련 의사결정 전반과 협회의 인사·선발 행정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책임 소재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정한 기자

여 전무이사가 직접 평가에서는 제척됐지만 배우자의 재임용을 최종 결정한 이사회에도 참석한 것이다. 다만, 여 전무이사가 김 감독의 재임용 안건 심의나 표결에 실제 참여했는지, 해당 안건에 한해 회피 조치가 이뤄졌는지는 현재 확보된 회의 결과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재임용 절차는 이후에도 진행됐다. 협회는 지난해 2월 12일 대한체육회에 김 감독을 포함한 전임감독 3명의 재임용 승인을 요청했고, 같은 달 20일 경기력향상위원회 안건과 비대면 회의 참석 증빙, 이사회 수기 서명부 등 보완자료를 제출했다. 대한체육회는 2월 25일 김 감독의 4년 연임을 최종 승인했다.

이번 의혹은 앞서 불거진 여 전무이사의 딸인 여서정의 국가대표 선발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여서정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0명 중 29위를 기록했지만, 과거 국제대회 성적과 메달 획득 가능성 등을 반영한 선발기준에 따라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당시 국가대표 선발기준 변경과 평가점수 산출 과정에 여 전무이사가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특히 대한체육회가 객관적인 선발 근거 부족을 이유로 일부 선수의 국가대표 선발 승인을 보류하자, 협회가 뒤늦게 평가점수를 산출해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리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 전무이사의 가족 관련 의사결정 과정과 대한체육회의 관리·감독 실태를 지적하며 특별감사를 요구할 예정이다. 딸의 국가대표 선발과 배우자의 전임감독 재임용 과정에서 여 전무이사가 어느 범위까지 관여했는지, 이해충돌 방지 절차가 적절히 이행됐는지가 주요 쟁점이다.

김재원 의원은 "딸의 국가대표 선발에 이어 배우자의 감독 재임용까지 이해충돌 의혹이 반복되고 있다"며 "여홍철 전무이사는 배우자 평가에서만 빠졌다고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최종 의결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사회에 보고한 평가기준과 실제 심사기준이 왜 달랐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체육회는 형식적인 제척 조치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여 전무이사의 가족 관련 의사결정 전반과 협회의 인사·선발 행정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책임 소재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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