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전보다 코스피 20% 폭락…손실 우려 확산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정부가 먼저 손실을 떠안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으로 관심을 모은 국민참여성장펀드가 2차 판매에서 목표액을 채우지 못해 씁쓸함을 남겼다. 출시 직후 조기 완판을 기록한 1차 펀드 판매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국내 증시가 연일 폭락하면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판매고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출시된 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판매 기간인 10영업일 동안 5198억원을 모집했다. 목표액인 6000억원의 86.6%에 그쳤으며, 5영업일 만에 6000억원을 모두 소진한 1차 때와 대조적이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일반 국민이 선순위 투자자로 참여하고 산업은행 등 정부 재정과 자산운용사 등이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해 손실이 발생하면 후순위 자금이 펀드별로 18.8~23.3% 수준의 손실을 먼저 흡수하도록 설계된 정책형 공모펀드다. 투자 금액의 최대 40%에 달하는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9.9%) 등 세제 혜택도 더해져 1차 판매에 흥행했으며 2차도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2차 판매 기간 국내 증시가 위축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금리 인상기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와 빅테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이 맞물리면서 외인 투자자들이 연일 국내 증시를 이탈했고 이 여파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연일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에 시장에서는 2차 펀드의 판매 미달 배경에 대해 국내 증시의 연쇄 폭락과 펀드의 자산 구조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자금의 상당 부분을 AI나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혁신 기업에 투자한다. 대형 기술주가 포진한 코스피는 물론 중소·벤처기업 위주의 코스닥 시장 흐름과도 동조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2차 펀드 판매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코스피 지수는 6838.04이었으나 판매 마감일인 이달 15일 5554.22로 불과 보름 만에 18.77% 급락했으며, 23일 장에서는 장중 5400선도 내주면서 판매 전보다 20% 넘게 하락 중이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13%가량 내렸다. 특히 펀드 판매 마감일이던 지난 15일에는 코스피가 7.57%, 코스닥이 7.65% 급락하는 '검은 목요일'이 발생해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 심리에 치명타를 가했다. 주도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AI 투자 수익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은 셈이다.

이렇다 보니 이미 1차 판매에 참여했거나 2차 판매에서 펀드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정부가 비록 20% 안팎의 손실 방어선을 마련했으나, 증시 약세가 장기화해 자펀드 손실률이 적정선을 넘게 되면 그 시점부터 발생하는 원금 손실은 투자자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참여성장펀드가 만기 5년 동안 중도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구조인 점도 불안감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폭락장이 이어지더라도 투자자는 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채 만기까지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앞서 지난 5월 증시 호조 속에 설정된 1차 펀드의 누적 수익률도 최근 하락장 여파로 1.4% 수준까지 줄어든 점도 회의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비록 목표액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정책 자금 집행을 차질 없이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확보된 5189억원의 자금을 바탕으로 지난 16일 모펀드 3개를 설정했으며, 19일부터 10개 자펀드를 통해 예정대로 첨단전략산업 분야 혁신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개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1차 당시 기회를 놓친 국민을 위해 추가 공급된 상품이다. 재가입 제한과 서민 배정 물량 확대(50%) 등 모집 조건이 달랐던 만큼, 판매율을 수평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환매가 제한되는 고위험 투자 상품이므로 투자자가 신중하게 판단해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펀드 설정 후 3개월마다 상세한 운용 현황과 수익률을 담은 자산운용보고서를 발간해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