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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양형조사권' 법안에 "중립성 위협·수사기관화 우려"
박찬운 "보완수사권 폐지 공백 법원에 떠넘겨"
정성호 "참담하다" 양홍석 "피고인 방어권 침해"


검사 수사권 폐지에 따라 법원 양형조사권을 명시하는 법안이 발의돼 비판이 일고있다./더팩트 DB
검사 수사권 폐지에 따라 법원 양형조사권을 명시하는 법안이 발의돼 비판이 일고있다./더팩트 DB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검사 수사권 폐지에 따라 법원 양형조사권을 명시하는 법안이 발의돼 비판이 일고있다. 법원에 사실조사를 맡기는 것은 사실상 수사기관화이며 형사재판의 중립성과 피고인의 방어권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11일 법원 조사관의 양형자료 조사 권한을 명문화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법원은 양형자료가 부족하거나 진위 확인이 필요한 경우 직권 또는 당사자 신청으로 조사관에게 조사를 명할 수 있다. 조사 결과가 제출되면 법원은 검사와 피고인 측에 통지하고 열람·복사 기회를 줘야 한다. 당사자들은 조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내거나 추가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박 의원은 "검사의 수사권 폐지로 수사기관이 수집·현출하는 양형자료에 공백이 생길 수 있기에 법원이 직접 양형자료를 수집·검증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라며 "수사단계에서 피해자의 의견 진술 통로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공판단계에서 피해자의 목소리를 충실히 청취 및 반영할 보완장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7월 21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7월 21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이에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에 '보완수사권을 없애더니 이제는 법원에 수사를 맡기겠다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개정안에 우려를 나타냈다.

박 교수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없애겠다는 명분에 집착하다가 기소 단계에서는 검사의 판단능력을 무력화하고, 공판 단계에서는 법원의 중립성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또 "양형자료는 공판단계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부터 필요하다"며 "법원에 양형조사관을 두는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기소 이전 단계의 검사의 적정한 판단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사의 사실확인 권한을 없애 놓고 그 공백을 법원의 조사권 확대로 메우겠다는 것은 결국 법원을 수사기관화하겠다는 발상"이라며 "공소를 제기하고 유지하는 것은 검사의 책임이고, 법원은 그 공소를 심판하는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강대교가 바로 옆에 있는데 굳이 나룻배로 한강을 건너겠다는 격"이라며 "원리주의의 참담한 실상"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의 글에는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담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도 법원 조사관의 양형자료 조사 권한 확대가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봤다.

양 변호사는 같은날 SNS를 통해 "수사의 부실을 '양형조사'라는 이름으로, 법원 주도로 조사하도록 하는 것이 사실상 공소제기 이후 수사로 평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 주도의 사실조사는 형사재판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며 "양형조사라는 이름으로 실체심리를 대체하거나 양형조사의 형식으로 법정외 증거조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인의 참여권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고, 조사할 사항에 관한 의견진술만 하도록 정하고 있다"라며 "형사재판절차를 규문주의로 회귀하도록 만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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