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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홍의 클로즈업] 박진영, 'K-POP 영광' 뒤에 놓인 '공적 책임'의 무게
무보수, 직책수행경비, 상표권 논란까지 공익과 사익의 경계
K팝 세계화 이끌 민간 전문가의 역할과 책임…투명성도 중요


JYP 수장 박진영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 신분으로 출석했다. 사진은 박진영 공동위원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JYP 수장 박진영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 신분으로 출석했다. 사진은 박진영 공동위원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연예계에서 국정감사 증인석은 다소 낯선 무대입니다. 노래와 춤, 히트곡과 글로벌 성과로 대중의 박수를 받아온 스타가 어느 날 국회의원들의 질문 공세 앞에 서는 일이 흔치 않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최근 가수 겸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이 그 주인공이 됐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 신분으로 출석하면서입니다.

논란의 하나는 '무보수 봉사'라는 설명과 월 약 200만원의 직책수행경비 수령 사이의 간극이고, 다른 하나는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추진하는 글로벌 K팝 프로젝트 '패노메논'의 상표권 문제였습니다. 박진영은 경비를 받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하고, 상표권 역시 프로젝트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그 과정의 적절성과 공익성,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물론 논란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 사익 추구나 위법성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박진영은 국감에서 상표권 출원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프로젝트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서둘렀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4대 기획사가 함께 참여하는 행사인 만큼 특정 기업의 이익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논란이 가볍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박진영은 단순한 연예인이 아니라 정부와 민간을 연결하는 공적 역할을 맡은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무대 위에서는 창작자의 열정과 성과가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적 직책에서는 열정만으로 충분치 않습니다. 예산과 경비의 집행, 사업의 의사결정, 이해충돌 방지, 성과와 책임의 귀속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월 약 200만원의 직책수행경비 수령 부분에 대해 박진영은
월 약 200만원의 직책수행경비 수령 부분에 대해 박진영은 "경비를 받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하고, "상표권 역시 프로젝트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그 과정의 적절성과 공익성,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회=배정한 기자

◆ 영향력이 큰 인물일수록 더 높은 수준의 설명과 책임 요구

공익을 위한 선의가 있었다면 그 선의를 제도와 절차로 입증하는 것이 공적 책임의 출발점입니다. 특히 '무보수'라는 표현은 더 세심하게 다뤄야 합니다. 급여를 받지 않는다는 것과 직책수행경비, 출장 여비, 보좌 인력 등 공무 수행에 필요한 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다른 개념입니다. 직책수행경비가 곧바로 급여와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국민에게 전달된 설명과 실제 지원 내역 사이에 오해의 여지가 생겼다면 이를 해소할 책임이 있습니다.

박진영이 K팝 산업에서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한국 대중음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과정을 직접 이끌어온 인물인 만큼, 산업의 현실과 해외 진출의 전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가 민간 전문가의 역량을 활용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텐데요. 현장을 아는 인물이 정책의 기획 단계에 참여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시도입니다.

그러나 전문성을 인정하는 것과 공적 권한에 대한 검증을 면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오히려 영향력이 큰 인물일수록 더 높은 수준의 설명 책임이 요구됩니다. 특정 기업이 공공 프로젝트의 기획과 실행에 참여한다면 계약 구조와 의사결정 권한, 지식재산권의 소유와 이전, 수익 배분 원칙을 처음부터 명확히 공개해야 합니다. 이해충돌이 실제로 발생했는지만 따질 것이 아니라, 이해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차단했는지도 보여줘야 합니다.

'패노메논'이 정부 예산을 직접 투입하지 않고 민간 재원을 중심으로 추진된다는 설명 역시 그 자체로 모든 의문이 해소되지는 않습니다. 공공기관이 사업을 기획하고 정부와 민간이 협력한다면, 재원의 출처뿐 아니라 사업의 공공성, 민간 참여 기업의 선정 기준, 상표권과 수익의 귀속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민간 주도 사업이라는 이유로 공적 책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민간의 전문성과 자본을 활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특혜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월 약 200만원의 직책수행경비 수령 부분에 대해 박진영은

◆ 공익사업의 국민 신뢰는 원칙과 절차, 책임지는 태도로 완성

이번 사안을 정치권의 공방이나 스타 개인의 진정성 논란으로만 소비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박진영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국가 문화산업을 위해 헌신하는 민간 전문가를 지나치게 몰아붙인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비판하는 쪽에서는 공익을 내세운 사업일수록 더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양쪽의 문제 제기를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실제 자료와 제도적 장치를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생산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팝은 이제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한국의 이미지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문화 자산이 됐습니다. 그 영향력이 커질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사업의 투명성도 함께 높아져야 합니다. 스타의 인지도는 사업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인지도가 공적 검증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의 신뢰는 유명인의 선의에 대한 믿음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원칙과 공개된 절차, 문제가 드러났을 때 책임지는 태도가 있어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이번 국정감사는 박진영에게 부담스러운 무대였겠지만 그가 추진하는 문화 프로젝트가 정말 한국 대중문화의 다음 도약을 위한 것이라면, 의혹을 해소하고 운영 구조를 투명하게 만드는 과정은 오히려 사업의 신뢰를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가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반복해서 강조하는 일이 아니라, 그 진심이 사적인 이해관계와 충돌하지 않도록 어떤 장치를 마련했는지를 보여주는 일입니다.

스타의 이름으로 공익을 말하는 시대입니다. 그렇다면 스타의 이름에 걸맞은 책임도 뒤따라야 합니다. K팝의 세계화를 위해 민간의 역량을 빌리는 일은 필요합니다. 문제는 공익을 내세운 순간부터 그 사업은 개인이나 기업의 선의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박진영 논란'이 남긴 질문은 분명합니다. 'K팝의 성공을 이끄는 스타가 공적 영역에서도 신뢰받으려면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 답은 화려한 무대나 뜨거운 해명이 아니라, 투명한 절차와 책임 있는 결과에 있습니다.

eel@tf.co.kr

월 약 200만원의 직책수행경비 수령 부분에 대해 박진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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