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석 달 연속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한 데다 개인의 주식투자 감소로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98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8월 3조5000억원보다 2조9000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55조5000억원으로 한 달 새 2조9000억원 늘었다. 전월 증가액 4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축소됐다. 전세 거래 둔화세가 이어진 데다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관련 대출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타대출은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9월 말 기타대출 잔액은 242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3000억원 줄었다. 8월 6000억원 감소한 데 비해 감소 규모가 4배 가까이 커졌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의 주식투자가 줄어든 데다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과 명절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9월 개인투자자는 주식시장에서 12조4000억원 규모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투자를 위해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등을 활용하는 이른바 ‘빚투’ 수요가 위축되면서 기타대출 감소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주담대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개별 주택담보대출 수요 자체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수도권 주택시장도 지역별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월 대책 이후 강남 3구와 용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이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난 반면 서울 다른 지역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주택가격 움직임이 가계대출에 미칠 영향도 변수로 꼽힌다.
반면 기업대출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9월 말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441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7000억원 늘었다. 8월 증가액 9조7000억원보다 1조원 증가한 수준이다.
대기업대출 증가가 전체 기업대출 확대를 주도했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336조7000억원으로 한 달 동안 7조5000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액 기준으로 2022년 10월 9조3000억원 이후 3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은행들의 기업대출 영업이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채 상환과 설비투자 등을 위한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대출은 3조2000억원 증가한 110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추석을 앞둔 운전자금 수요가 이어졌지만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은 8월 4조8000억원보다 줄었다.
직접금융시장에서는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됐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발행 부담이 이어진 데다 만기 도래 규모가 늘면서 회사채는 전월보다 3조4000억원 순상환됐다.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도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기업들의 부채 상환 등의 영향으로 1000억원 감소하며 순상환으로 돌아섰다. 주식 발행은 유상증자 규모가 줄면서 증가폭이 축소돼 전월보다 3000억원 늘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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