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혼자 안 다녀…스마트폰도 사용 안 해"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러시아 최대 드론 거점으로 부상한 알라부가 특별경제구역(SEZ)에 북한 노동자들이 올해 초부터 목격됐다는 증언과 사진이 담긴 보고서가 발간됐다.
미국 비정부기구(NGO) 북한인권이사회(HRNK)는 알라부가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접촉한 결과를 토대로 한 '코로나19 이후 북한의 해외 근로자들'이라는 보고서를 지난 9일 발간했다.
박재우 자유아시아방송(RFA) 기자가 작성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알라부가 SEZ는 러시아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내 옐라부가 근처에 있는 러시아 최대 '드론 제조 허브'로 꼽힌다. 주요 생산 제품은 이란산 자폭 드론 '샤헤드-136'을 개조한 '게란-2(Geran-2)'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알라부가 SEZ에 북한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파견될 것이란 정황은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2025년 11월 러시아가 그해 말까지 약 1만 2000명의 북한 노동자를 알라부가 SEZ 내 기업들에 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한 달 전에는 러시아 외무부에서 러시아 측과 북한 국영 기업 '지향기술무역회사' 대표단이 노동자 채용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위성 분석 결과에서도 2025년 2월과 3월경, 드론 공장에서 서쪽으로 약 1.5㎞ 떨어진 곳에 대형 기숙사 단지 건설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12호동과 13호동으로 지정된 두 건물은 다층 조립식 구조로, 예상 수용 인원은 약 1만 3840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앞선 우크라이나 HUR 분석과 거의 일치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 기자는 알라부가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접촉, 현지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활동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상당수 북한 노동자가 이미 현장에 있었으며, 한 소식통은 최소 100명의 북한인을 알라부가 내 시설에서 종종 목격했다고 전했다. 일부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남성이었고 대부분은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보였다고 한다.

북한 노동자들의 특이한 점은 절대 혼자 다니지 않고 스마트폰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들이 목격되기 시작한 건 올해 초로, 우크라이나 HUR에서 전망한 북한 노동자들의 파견 시기와 맞닿아 있다.
보고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북한 노동자 전원은 2019년 12월까지 귀국해야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폐쇄로 이들 대부분이 해외에 발이 묶였다"며 "이 기간에도 북한 정권은 노동자들을 외화벌이용으로 착취했으며 국경 봉쇄가 끝나자 유엔 제재를 무시하고 회피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결정적인 기회가 나타났는데 바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었다"며 "전시의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한 러시아는 북한 노동자들을 적극 모집했고 여러 지표가 이러한 추세를 확인해 준다"고 평가했다.
알라부가에 포착된 노동자들이 드론 조립 또는 제조에 관여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타타르스탄 측과 알라부가 고용 프로그램 측도 관련 논평에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지난달 16일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은 북한 노동자들이 알라부가 SEZ 내 게란-2 드론 공장 등에 파견돼 러시아를 위한 군사용 드론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MSMT는 러시아 드론 공장에 북한 노동자 최대 2만5000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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