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수사 인력 차출에 "수사 공백" 비판
'사이버 수사대'와 업무 중복 논란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해 신설된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2차가해 범죄수사과'에 전국적으로 114명의 수사 인력이 투입됐지만, 출범 이후 1년간 검찰 송치 건수가 1인당 1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 자격을 갖춘 전문 수사 인력까지 끌어오면서 일선 수사 공백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기존 사이버수사 업무와 중복돼 조직 운영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팩트>가 13일 국회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차가해 범죄수사과에 투입된 전국 전담인력은 114명이다. 경찰청 본청 19명, 18개 시·도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내 전담팀(팀당 4~7명)에 총 95명이 편성됐다.
해당 과는 출범 1년간 277건의 수사에 착수해 119명을 검거, 이 가운데 100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속은 3명뿐이었다. 단순 계산하면 전담 인력 1명이 1년간 맡은 사건은 약 2.4건, 송치한 사건은 0.9건꼴인 셈이다.
2차가해 범죄수사과는 "2차가해 근절을 위해 경찰청 내 상설팀을 구상하라"는 이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수사팀이다. 국가적 참사 발생 시 수사단을 구성해 피해자·유가족들 대상으로 하는 비난·조롱 등 2차가해 온라인 게시글에 대한 집중 수사를 진행한다.
경찰은 참사뿐 아니라 주요 사건·사고 피해자를 겨냥한 2차 가해 범죄를 수사하고 시도청 수사를 지휘·감독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총경급을 팀장으로 한 전담팀을 신설했다. 이들은 참사 관련 기사의 2차가해 댓글 비율이 평균 28%에서 19.8%로 8.2%P(포인트) 줄었다는 점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전담 조직 운영을 위해 기존 수사 부서의 전문 인력까지 차출하면서 일선 수사 역량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본청 인력 19명 가운데 경정 2명과 경감 2명 등 변호사 자격을 가진 수사관 4명이 포함됐다. 이들의 직전 근무지는 송파·서초 등 서울 일선 경찰서 수사과나 여성청소년과, 서울경찰청 수사 부서 등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관심 사안이 생길 때마다 임시 조직을 새로 만들어 기존 인력을 끌어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투입되는 인력 대비 성과가 크지 않고, 2차가해 관련 범죄의 경우 사이버수사대 수사 범위와 겹쳐 업무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특정한 하나의 범죄, 하나의 행위를 가지고 특수본을 계속 꾸려나가면 (조직이) 감당을 못한다"며 "(인력을) 일시적으로 꿔오는 상태밖에 안 된다. 결국 효율성도, 전문성도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 교수는 "정치인이나 경찰 수뇌부 등이 경찰력을 정치적으로 편하게 쓰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지금처럼 일선 경찰관을 차출하는 방식이 아닌 별도의 인력과 조직을 꾸리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통화에서 "2차가해는 특정 범죄 유형이 아니라 범죄와 관련된 현상이라, 피해자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기존 수사 체계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교수는 수사 인력과 예산 등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측면에서 경찰의 수사 인력을 낭비하는 것"이라며 "빨리 파악해 비효율적이면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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