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사·관용차 논란에 민생예산 삭감까지…김지용·대권설도 도마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재정비상 선언 타당성이 최대 쟁점이었다.
국민의힘이 재정위기 판단의 객관적 근거와 관사·관용차 논란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재정 진단과 민생예산 삭감, 인사 지연 등을 따져 물었다.
또 추미애 지사의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비판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발언, 대권 행보 의혹까지 겹치면서 도정 현안을 넘어 정치적 책임 공방이 이어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과 관리채무 상환비율이 각각 재정위기 주의·진단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정위기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냐"고 물었다.
김동연 전 지사가 지난해 국감에서 경기도 재정이 안정적이라고 답한 점도 거론하며 불과 1년 만에 재정비상을 선언한 이유를 따졌다.
추 지사는 취득세 감소와 복지 지출 증가, 전임 도정에서 누적된 채무를 원인으로 제시했다. 취득세가 3조~4조 원가량 줄어든 데다 고령 인구 증가로 복지 부담이 커져 가용 재원이 부족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전 지사 시절 2조 1000억 원, 김동연 전 지사 시절 5조 4000억 원의 채무가 발생했다고도 밝혔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도 재정비상 선언의 객관적 근거를 요구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기도를 재정위기 단계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어떤 객관적인 기준과 재정 전망에 근거해 비상 상황을 선언했느냐"고 물었다.
재정비상 선언이 도민에게 혼란을 주고 여당에도 당혹감을 안겼다고 지적하면서 행정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책임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추 지사는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도비 부담은 커지는 반면, 세입은 줄고 복지 지출은 늘어 재정 압박이 심해졌다고 반박했다. 전임 도정에서 재정 건전화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폈다.

재정난 속 도지사의 솔선수범 여부도 쟁점이었다. 12억 원 규모의 관사와 관용차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추 지사는 관사는 전세 계약에 따른 것이고 관용차 교체는 취임 전에 결정된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SNS에 올린 '서민 혈세로 호사를 누리면서 복지예산을 삭감한다'는 취지의 글이 추 지사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저를 지목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국장급 업무추진비를 20% 삭감하면서 도지사는 10%만 줄였다"며 재정난에 따른 고통 분담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는 10%, 시책추진 업무추진비는 20%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간부급 인사 지연을 질타했다. 2~5급 공무원 1130여 명의 승진과 보직 이동이 불확실해졌다며 재정위기 대응을 이유로 인사를 미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가 조직 진단과 개편, 의회 승인 등을 이유로 내년 1월쯤 인사가 가능하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내년 1월까지 6개월을 미룬다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처사"라며 조속한 인사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오후 보충질의에서 수위를 높여 "재정비상 선언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인사 지연과 재정 대책의 실효성까지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경기도는 재정위기 단체는 물론 재정주의 단체도 아니다"며 "왜 계속 재정위기라고 부르는지, 하나의 정치적 용어가 되는 현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도가 제시한 법인세 일부의 광역지방세 이양과 지방교육세 전환 등 재정 확충 방안에 대해서도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도정 현안을 넘어 추 지사의 정치적 행보도 국감의 주요 쟁점이 됐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추 지사가 취임 이후 중앙정치 현안과 관련해 21차례 발언했다며 대권 행보 의혹을 제기했다.
추 지사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런 걸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SNS 활동이 도정 소홀로 이어졌다는 지적에도 "도정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 논란은 추 지사와 이 대통령의 관계를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졌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추 지사가 김 후보자 인선을 비판한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추 지사는 "후보자가 초대 중수청장으로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근거와 사례를 들어 밝혔다"며 "알고 있는 사람이 침묵하고 있다면 역사적 과오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책임성과 양심에 기반해 나라를 위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추 지사가 이 대통령을 키웠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을 언급하며 정부 정책에 대한 후회 여부를 물었다.
추 지사는 "적절하지 않은 질문"이라고 답하면서 정부의 정책 방향과 기조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도와 도내 청년들이 미래대응기금 등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추 지사가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김 후보자를 검사장으로 발탁했지만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서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과 김 후보자가 자신에게 등을 돌렸다는 과거 SNS 발언도 도마에 올렸다.
강 의원이 김 후보자가 중수청장이 돼서는 안 되는 역량상의 이유를 줄기차게 묻자, 추 지사는 "이미 SNS를 통해 충분히 말씀드렸다"고 즉답을 피했다.
강 의원이 거듭 설명을 요구하자 추 지사는 "정말로 청문회를 제대로 하려면 저를 증인으로 부르라.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14일 열린다.
국감이 도청사 4층에서 열리는 동안 1층 로비에서는 장애인 정책 예산 감액에 항의하는 장애인 단체의 규탄 집회가 열렸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최중증 발달장애인 돌봄과 자립생활 지원, 장애인 일자리, 이동지원 등 일상과 직결된 사업들이 예산 삭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도의 예산 삭감 이후 고양시가 이동지원 서비스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다른 시·군으로 여파가 번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추 지사가 내년 가용 재원이 올해보다도 더 못할 것이라고 설명하자 김 의원은 "그러면 아픈 아이의 밥을 뺏어 갈 것인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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