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자 최하위 평가·연봉협상 누락 의혹
김재원 "보복성 인사 철저히 조사해야"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음실련)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한 외부 전문기관의 조사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피해근로자 보호조치도 이행하지 않아 고용노동부로부터 과태료 400만 원을 부과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음실련 이사회는 노동청의 시정지시에도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할 수 없다며 조치를 이행하지 않기로 의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부당한 인사평가와 연봉협상 미실시 등 추가적인 불이익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음실련의 인사 운영 전반에 대한 감독기관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은 지난 8월 음실련에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4항과 제5항 위반을 이유로 총 4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피해근로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데 200만 원,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데 200만 원이 각각 부과됐다.
이번 사건은 김승민 음실련 전무이사가 추진한 인사조치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서 비롯됐다. 음실련 직원 2명은 지난해 4월 조직개편 과정에서 각각 팀장과 국장 직책을 해임당한 것과 관련해 올해 3월과 4월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제기했다.
음실련이 선정한 외부 전문기관인 노무법인 해든은 지난 4월 조사를 실시한 결과, 두 직원에 대한 직책 해임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사조치의 업무상 필요성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사전 협의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팀장 직책을 잃은 직원은 월 80만 원, 국장 직책을 잃은 직원은 월 110만 원의 직책수당을 받지 못하게 되는 등 경제적 불이익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부 역시 해당 인사조치를 부당한 처분으로 판단했다. 문체부는 "직제 개편 및 전보 처분의 필요성에 비해 강등 당사자들이 받은 생활상 피해와 정신적 고통 등이 더 크다"며 "적정한 절차와 정당한 사유를 갖추지 못한 부당한 처분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음실련 이사회는 외부 조사결과와 다른 결론을 내렸다. 지난 6월 25일 열린 제7차 이사회에서 해당 인사조치가 정당한 조직개편에 따른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이어 7월 30일 제8차 이사회에서도 앞선 결정을 근거로 노동청의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기로 했다.
노동청은 음실련이 피해 근로자 보호와 행위자에 대한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서울남부지청은 지난 8월 12일 음실련에 통보한 '과태료 부과에 대한 의견진술 검토결과'에서 피해 근로자와 행위자에 대한 별도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음실련이 제8차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조치 방안을 심의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 조치는 없었다는 것이다. 노동청은 과태료 감액이나 미부과 사유도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이후 피해 근로자에 대한 추가적인 불이익 의혹도 제기됐다. 김재원 의원실이 문체부로부터 보고받은 '2026년도 음실련 업무 점검 결과'에 따르면, 음실련은 신고자의 요청에 따른 배치전환 등 보호조치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신고자에게 정당한 근거 없이 최하위 업무평가를 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김 전무이사의 2025년도 업무평가는 외부 평가위원들의 평가와 달리 이사회에서 최고등급으로 상향된 반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게는 최하위 등급이 부여돼 인사평가의 형평성 논란도 불거졌다. 여기에 김 전무이사가 매년 직원들과 진행해야 하는 연봉협상을 올해 신고자와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신고 이후 이뤄진 인사평가와 연봉협상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이사회의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다. 괴롭힘으로 인정된 인사조치가 이사회 의결을 거친 조직개편 과정에서 이뤄진 만큼, 이사회 역시 해당 사안과 이해관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체부는 이사회가 신고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한 점을 들어 2차 가해 의혹도 제기했다.

괴롭힘 행위자로 지목된 김 전무이사가 노동청 대응 과정의 결재라인에 포함된 사실도 확인됐다. 제7차 이사회 자료집에 따르면 노동청 담당 근로감독관은 지난 6월 10일 김 전무이사를 제외한 결재 절차를 거쳐 조치계획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문체부는 이후 과태료 불복 등 관련 대응 과정에서도 김 전무이사가 결재라인에 포함된 점을 지적했다. 이에 사건 당사자가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한 데 따른 이해충돌 우려도 나왔다.
음실련은 외부 조사결과가 조직개편 및 인사조치의 적정성 판단에 치우쳐 있다는 입장이다. 음실련은 노동청에 제출한 의견진술서에서 이사회가 외부 조사결과와 법률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의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정지시를 무시하거나 조치 의무를 회피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음실련은 과태료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원 의원은 "외부 전문기관이 김승민 전무이사의 인사조치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고 노동청이 피해자 보호와 행위자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음에도 음실련 이사회는 이를 이행하지 않기로 의결했다"며 "노동청의 시정지시마저 이행하지 않아 과태료 400만 원을 부과받은 것은 감독기관의 조치조차 무력화하는 음실련의 조직 운영과 내부 통제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괴롭힘 행위자로 지목된 김 전무이사가 노동청 대응 과정의 결재라인에 관여한 데다, 자신의 업무평가는 최고등급으로 상향된 반면 신고자에게는 최하위 평가와 연봉협상 미실시 등 추가적인 불이익 의혹까지 제기됐다"며 "문체부는 인사권 남용과 사건 처리 과정의 이해충돌 여부, 신고자에 대한 보복성 인사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와 피해 근로자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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