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국가산단 재추진…"시군 유치 경쟁은 공정하게"

[더팩트ㅣ내포=오희룡·노경완 기자] 민선9기 충남도정 출범 100일을 맞은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지난 100일을 '좋은 씨앗을 고르고 비옥한 밭을 일군 시간(良種沃田·양종옥전)'으로 평가하며, 앞으로의 도정 운영에 대해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그러나 담대하고 거침없이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 지사는 12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직접 만든 사자성어 '양종옥전'을 제시하며 지난 100일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취임 100일 동안 무엇을 얼마나 했겠느냐"며 굳게 참고 견디며 뜻을 굽히지 않는다는 의미의 '견인불발(堅忍不拔)'을 언급하며 "앞으로 4년 동안 흔들림 없이 도정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는 취임 100일 동안 가장 의미 있는 결정으로 금강수목원 재개방을 꼽았다.
민간 매각 대신 공공자산으로 보전하는 방향을 선택하면서 산림자원연구소의 청양 이전에 필요한 약 3500억 원의 재원을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설명이다.
박 지사는 "미래세대에 물려줄 공공자산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한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재원 마련에 대한 책임도 감당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홍성 국가산업단지의 예비타당성조사 탈락에 따른 후속 대책도 제시했다.
홍성 국가산단은 지난 8일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종합평가(AHP) 점수 0.427을 받아 통과 기준인 0.5에 미치지 못했다.
박 지사는 "예비타당성조사 탈락이 사업의 무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산단 후보지 자격은 여전히 유효한 만큼 홍성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충남개발공사 등과 함께 사업 규모와 재원 조달 방식, 기업 유치 전략을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래차와 AI,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의 실질적인 투자 수요를 확보해 경제성을 보완해 오는 2029년까지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충남도의 어려운 재정 여건으로 공약 이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의 초과 세수가 지방재정에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지사는 "재정전략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충남의 재정 여건을 역대 가장 어려운 상황으로 진단했다"며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일부 사업은 집행 시기를 조정하고, 시군에 지급하는 조정교부금도 일정 기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각 부서에서 전달한 예산 삭감 규모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도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은 재정 여건과 향후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제2중앙경찰학교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국립호국원 등 주요 사업을 둘러싼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조정보다 공정한 경쟁을 보장해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지사는 "충남 내부의 경쟁이 곧 충남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전제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각 시군이 자신의 강점을 가지고 공모에 도전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지사가 경쟁 후보지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면 오히려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충남도는 중앙정부가 의견을 요청할 경우 중립적이고 공개적이며 투명한 기준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반도체 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한 주민 반발에 대해서는 "도지사로서 가장 큰 짐이자 압박처럼 느끼는 문제"라며 충청광역연합과 전국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공동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 지사는 오는 12월 중 충남형 농정 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제문화제와 보령머드축제 등 도내 축제를 둘러싸고 제기된 안전·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축제 전반에 대한 평가와 개선 방안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다른 시도가 주로 AI를 통한 산업혁신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충남은 'AI 기본사회'를 도정의 슬로건으로 내걸고 산업과 사람, 대기업과 중소기업, 첨단산업과 전통산업의 균형을 함께 추구하고 있다"며 "충남을 제2의 수도권으로 도약시키고, 첨단산업과 전통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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