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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AI 입힌 MTS·HTS 경쟁 가속…보안·전산 안전성은 과제
카카오페이증권, MTS 장애 42건 '최다'…AI 경쟁 속 보안 우려 확산
AI·외부 서비스 연계로 공격 경로 확대…금감원 전면 점검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가 지난 7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투자서비스 혁신과 AI 중심 증권사로의 전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가 지난 7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투자서비스 혁신과 AI 중심 증권사로의 전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해킹 사고가 잇따르면서 증권업계의 전산보안 체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고도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외부 공격에 노출될 수 있는 경로도 함께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투자정보 분석을 넘어 실제 주문까지 수행하는 환경이 확산할 경우 보안 취약점이 투자자 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월부터 올해 초까지 주요 증권사 12곳에서 발생한 MTS 장애는 총 19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각각 42건으로 전체의 44.2%를 차지했다. 대형 증권사 10곳의 정보보호 인력도 전체 IT 인력의 9.78% 수준에 머물렀다. AI 기반 투자서비스와 비대면 거래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전산 안정성과 보안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증권업계는 AI를 활용한 투자정보 분석과 종목 추천, 맞춤형 자산관리 등 디지털 서비스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에는 투자자가 직접 정보를 검색하고 주문을 실행했다면,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투자자의 성향과 거래 이력을 분석해 투자 판단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AI 에이전트 기술까지 결합되면 향후 투자정보 분석부터 주문 실행까지 하나의 시스템에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거래 편의성이 높아지지만, 외부 데이터와 API 등 다양한 시스템을 연결해야 하는 만큼 사이버 공격에 노출될 수 있는 접점도 늘어날 수 있다.

특히 AI 에이전트에 계좌 접근이나 주문 실행 권한이 부여될 경우 인증정보 탈취 또는 외부 연계 시스템의 취약점이 비정상적인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투자자의 금융자산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최근 증권사들이 MTS에 AI와 외부 서비스를 적극 결합하면서 이용자 편의성은 상당히 높아졌지만, 그만큼 보안 위험도 복잡해지고 있다"며 "최근 금융권 해킹 사례에서 확인했듯 핵심 시스템뿐 아니라 외부 연계 시스템의 취약점도 공격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디지털 금융서비스가 고도화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전산 안정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00만 계좌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 12곳에서 발생한 MTS 장애는 총 19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각각 42건으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장애 건수를 합하면 84건으로 전체의 44.2%에 달한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은 2022년 4건, 2023년 9건, 2024년 11건, 2025년 13건으로 조사 대상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4년 연속 장애 건수가 증가했다. 비대면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과 거래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는 과정에서 전산 안정성 확보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카카오그룹은 최근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6일 기업설명회(IR)에서 카카오톡을 이용자의 대화 맥락을 이해하고 실제 행동까지 수행하는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아직 카카오페이증권의 AI 에이전트 기반 자동매매 서비스 도입 계획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향후 이러한 기술이 금융투자 서비스와 결합할 경우 기존 전산 안정성 확보뿐 아니라 AI의 계좌 접근권한과 주문 실행 과정에 대한 보안 관리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IT 투자 규모에서도 증권사별 차이가 확인됐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의 연평균 IT 투자액은 각각 395억원과 42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MTS 장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미래에셋증권(1585억원)과 KB증권(1587억원)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다만 IT 투자액은 회사 규모와 사업 구조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투자 규모만으로 보안 수준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산장애와 외부 해킹 역시 발생 원인이 다르지만, 두 사고 모두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 예방체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도 보안 대응 역량을 둘러싼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정보보호 인력은 총 131명으로 전체 IT 인력 1340명의 9.78% 수준에 그쳤다. 회사당 평균 정보보호 인력은 약 13명이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증권사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AI와 외부 서비스를 결합하면서 이용자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보안 위험도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윤호 기자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증권사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AI와 외부 서비스를 결합하면서 이용자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보안 위험도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윤호 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정보보호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한국투자증권이 18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투자증권(171억원), NH투자증권(124억원), KB증권(122억원), 하나증권(100억원), 대신증권(56억원) 순이었다. 가장 많은 곳과 적은 곳의 격차는 3배 이상이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가운데 정보보호 공시에 참여한 곳은 6곳에 불과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4곳은 공시에 참여하지 않았다.

반복되는 전산사고에 따른 투자자 피해도 적지 않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곳에서 발생한 전산사고는 총 113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피해를 배상받은 고객은 1만9055명으로, 지급된 배상금은 총 69억8941만원에 달했다. 회사별로는 키움증권이 38억216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증권(12억452만원), 삼성증권(8억3987만원), 메리츠증권(5억9377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당국도 증권업계의 보안 대응 체계 점검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요 증권사 21곳의 감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IT 보안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을 주문했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최근 금융권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해킹 사고와 관련해 각 증권사가 경각심을 갖고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필요한 보호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AI와 외부 서비스 연계가 확대되는 만큼 기존 전산장애 예방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실시간 위협 탐지와 차단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 교수는 "증권사는 전산장애 예방을 넘어 계좌 탈취와 부정거래,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비한 실시간 탐지 및 신속한 차단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다중인증(MFA)과 제로트러스트, 이상거래 탐지, 사용자 이상행위 분석(UBA) 기반 모니터링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도 언제든 보안 취약점에 노출될 수 있다"며 "향후 사이버 공격이 증권사 등 다른 금융권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의 보안 실태를 더욱 강도 높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MTS 보안은 단순한 IT 관리 문제가 아니라 투자자 자산 보호와 자본시장의 신뢰를 지키는 핵심 과제"라고 덧붙였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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