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지배구조 개선 기조 변수…3분기 실적 마지막 시험대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다가오는 연말 지주계열 카드사 수장의 공식 임기가 모두 끝난다. 올해 신용카드사의 업황은 전반적으로 회복하는 흐름이지만, 시장금리 상승 등 영업환경은 녹록치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회장의 연임을 판가름할 가장 큰 요인은 '영업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 취임한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과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 성영수 하나카드 사장, 진성원 우리카드 사장 등은 오는 12월 31일 첫 공식 임기를 마친다. 통상 카드사 대표는 기본 임기 2년을 수행한 뒤 경영성과 등을 평가받아 1년 임기를 추가로 수행한다. 정관에 못박힌 규정은 아닌 만큼 경영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인사 관행에 가깝다.
◆ 지주계열 카드사 모두 '청신호'
금융권에서는 지주계열 카드사 대표들 또한 무난한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카드사 전반에 걸쳐 실적이 우상향한 데다 디지털전환이나 플랫폼 강화 전략 등 숙원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성과물보단 점유율 경쟁이 요구되면서다. 혁신보단 안정화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지주계열 카드사 4곳 중 영업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다. 성영수 하나카드 사장은 과거 하나은행에서 기업금융과 외환 분야를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법인영업에 힘을 실었다. 올해 상반기 구매전용·체크카드를 제외한 하나카드의 법인 신용판매액은 10조3232억원이다. 전업 카드사 8곳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12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했다.
진성원 우리카드 사장도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올해 상반기 우리카드 순이익은 945억원으로 연간 24.2% 증가했다. 취임 이후에는 카드의정석2 등 신상품을 내놓으며 상품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은 데다 독자망과 신규 회원을 빠르게 늘리면서 영업 기반을 견고하게 다졌다. 일각에선 카드업에 잔뼈가 굵은 외부 출신이라는 점도 최근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임추위 권한 확대와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도 있다.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과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도 취임 첫해와 비교하면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박 사장은 취임 후 조직을 슬림화하고 비용 효율화에서 무게를 뒀다.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 순이익은 25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개인 신용판매 잔액은 지난 4~5월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법인카드 이용액도 상승하는 흐름이다.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도 건전성과 비용 효율화를 중심으로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1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했다. 여기에 건전성 확보에 공을 들이면서 연체율은 1.07%까지 낮아졌다. 해외법인 순이익도 187억원으로 전년 대비 367.5% 늘었다.
◆ 당국 인사기조 변수 될까?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의 지주사의 지배구조 개선 기조는 변수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 회장에게 집중된 자회사 대표이사(CEO) 인사 권한을 분산할 것을 주문했다.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 발굴과 평가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은행권은 임추위 권한을 확대하는 작업에 들어갔지만, 카드업계는 은행권 변화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카드사 대표는 '2+1' 혹은 장기간 임기를 수행한다. 신한카드는 임영진 전 사장이 추가 연임을 거쳐 약 6년간 회사를 이끌었고 이재우 전 사장도 6년 임기를 수행했다. 이어 KB국민카드는 이동철 전 대표(현 여신금융협회장)이 4년간 대표직을 역임했고 이창권 전 대표도 '2+1년' 임기를 채웠다.
하나카드 역시 주요 전임 대표들이 2~4년가량 회사를 이끌며 추가 임기를 이어간 사례가 있다. 우리카드에서는 당시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정원재 전 대표가 3년간 회사를 이끈 전례가 있다.
마찬가지로 연임의 향방을 결정할 결정적 요인은 영업력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직운영이나 리더십 등 내부 성과도 평가 대상이지만 카드 취급액, 법인영업, 회원 확대 등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영업 성과가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기본 임기 2년만 채우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2024년 말 문동권 전 신한카드 사장과 박완식 전 우리카드 사장은 공식 임기 2년만 채운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두 대표 모두 뚜렷한 실적과 사업 성과가 있었지만, 체질개선과 그룹 차원의 인사 기조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는 3분기 실적도 연임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다. 오는 4분기 차기 대표 착수절차 등을 고려하면 임기 기간 일궈낸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시험대다. 당기순이익과 카드 취급액, 회원 규모 등 전반적인 영업 지표를 고려해 지난 2년간의 경영성과를 입증할 예정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업권을 막론하고 기업이라면 결국 성과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라며 "영업력은 취급액이나 회원 수 등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 인사 기조와 관계없이 객관적인 평가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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