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진 도입 초기 2년간 원내 처방·조제
남인순 "공백 보완할 별도 대책 마련해야"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을 도입한 뒤 초기 2년간 의료기관 내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관리하기로 한 가운데, 전국 22개 시·군·구에는 산부인과 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신 초기로 사용 시기가 제한되는 의약품인 만큼 지역별 의료 인프라 격차가 실제 의약품 접근성 차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별 산부인과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산부인과 의료기관이 없는 시·군·구는 전국 22곳으로 확인됐다. 산부인과가 단 한 곳만 운영되는 시·군·구도 33곳으로 집계됐다.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은 모두 비수도권이었다. 경북이 청송군·영양군·고령군·성주군·봉화군·울릉군 등 6곳으로 가장 많았고, △강원 5곳(횡성군·평창군·화천군·고성군·양양군) △경남 4곳(의령군·하동군·산청군·함양군) △전북 3곳(무주군·장수군·임실군) △전남 3곳(곡성군·구례군·영암군) △대구 1곳(군위군)으로 집계됐다.
산부인과가 한 곳뿐인 지역은 △인천 2곳(옹진군·강화군) △경기 1곳(연천군) △강원 5곳(양구군·영월군·인제군·정선군·철원군) △충북 4곳(괴산군·단양군·영동군·증평군) △충남 5곳(계룡시·금산군·부여군·청양군·태안군) △전북 2곳(순창군·진안군) △전남 8곳(강진군·담양군·신안군·완도군·장성군·장흥군·진도군·함평군) △경북 3곳(영덕군·예천군·울진군) △경남 3곳(남해군·함안군·합천군)으로 나타났다.
결국 전국 55개 시·군·구에서는 산부인과를 이용할 수 없거나 선택 가능한 의료기관이 단 한 곳에 그치는 셈이다. 특히 산부인과가 한 곳뿐인 지역의 경우 해당 의료기관이 향후 미프진 처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처방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할 가능성도 있어, 의료취약지역의 접근성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임신 9주 이내에 사용하는 임신중지 의약품을 이르면 내년 1분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도입 초기 2년간은 안전관리와 사용 실태 점검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방침이다. 다만 처방 의료진을 산부인과 전문의로 한정하는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정부는 임신 주수와 자궁외임신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의료 역량을 기준으로 처방 의료진의 범위를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두 종류의 약물을 의료기관 안에서 직접 복용하도록 할지 등 구체적인 사용 방식도 향후 진료지침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미프진은 임신 초기에 사용해야 하는 만큼 필요한 시기에 가까운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지가 실제 처방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처방·조제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진단·대응 역량이나 시설 요건을 갖춘 의료기관을 요구할 경우 농어촌 등 의료 취약지역에서는 이용 가능한 의료기관이 더욱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남인순 의원은 "임신중지 의약품은 임신 초기에 사용해야 하는 만큼 의료기관에 얼마나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는지가 안전한 사용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라며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한두 시간을 이동해야 한다면 같은 의약품을 도입하고도 거주 지역에 따라 접근권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에 대해서는 처방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별도로 지정하거나 다른 의료기관과 연계하는 방식 등 의료 공백을 보완할 별도의 대책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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