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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후원 시도한 브로커…법원 "큰 도움 보답하려 한 것"
'제넨셀' 강세찬 2심 실형·법정구속 판결문 보니
"승인 안 나면 물거품"…청탁알선 대가로 CB 인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 | 정예은 기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식약처 로비 의혹'에 연루된 제넨셀 창업주 강세찬 씨의 항소심에서 1심 무죄 판단을 뒤집은 구체적인 청탁 정황이 드러났다. 김 의원을 통한 임상시험 승인 청탁과 브로커 양모 씨 회사의 전환사채(CB) 인수가 맞물려 있었다는 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양 씨가 김 의원을 '오빠'로 부르면서 식약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실세'로 소개한 점에 주목했다. 강 씨가 CB 인수를 논의하면서 "승인 안 나면 물거품"이라고 말한 뒤 양 씨가 김 의원에게 식약처 승인을 청탁한 정황도 근거가 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구희근 부장판사)는 강 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혐의 사건 판결문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뒤집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었다.

1심은 청탁 이전부터 CB 인수가 논의됐다는 이유로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강 씨와 양씨, 김 의원이 주고받은 대화와 실제 청탁 과정을 근거로 CB 인수는 청탁알선의 대가였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강 씨는 2021년 9월30일 양 씨에게 식약처의 신속한 승인이 필요하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양 씨는 김 의원을 '오빠'라고 부르며 식약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실세'라는 취지로 소개했다.

이후 양 씨는 김 의원에게 전화해 "제넨셀 투자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식약처의 신속한 승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김 의원은 "완전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고 답했고, 식약처 측에는 "담당 실무들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후 양 씨에게 전화를 걸어 "정 고마우면 그냥 후원금 최대가 500만원이니 나중에 잘 된 후에 그렇게 해달라"고도 했다. 식약처 담당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보건복지부에 '압박'을 넣을 수 있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강 씨는 양 씨를 통해 김 의원의 후원금 계좌도 전달받았다. 후원금 송금도 시도했지만 해당 계좌의 모금 한도가 차 있어 실제로 돈을 보내지는 못했다.

재판부는 "김 의원은 신약 개발이 엄청난 금전적 이득과 관련된 일임을 알면서도 협조했고, 피고인은 법적으로 허용되는 후원금이라도 보내서 보답하려 했다"며 "이는 그만큼 김 의원으로부터 받은 도움이 컸다는 생각에 비롯된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청탁 과정은 CB 인수 논의와 맞물려 진행된 것이라고도 판단했다. 특히 강 씨가 CB 인수를 논의하면서 "어차피 승인 안 나면 물거품 돼"라고 언급한 점을 대가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봤다.

재판부는 "양 씨가 김 의원을 통해 식약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강 씨의 청탁을 알선했고, 강 씨 역시 이를 인식한 상태에서 CB 인수를 추진했다"며 "6억 원은 단순한 투자금이 아니라 청탁 알선의 대가를 투자 형식으로 지급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강 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과 벌금 4000만 원을 선고하고 강 씨를 법정구속 했다. 1심 징역형 집행유예보다 형이 가중됐다.

강 씨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기 위해 불리한 내용을 삭제·누락한 동물실험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양 씨를 통해 식약처 승인을 김 의원에게 청탁하고, 이를 대가로 양 씨 회사가 발행한 6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제넨셀 자금으로 인수하도록 한 혐의(배임)도 적용됐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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