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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부총리, 금융·부동산 위험 점검…국고채 발행 5조원 감액
첫 시장점검회의 주재…위험 확산 경로 점검
서울 인허가·착공 40%↑…외환규제 완화 예고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사이에서 위험이 옮겨가는 경로를 사전에 살피고 관계기관이 각자 쓸 수 있는 대응수단과 맡을 역할까지 미리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시장 부담을 덜기 위해 이달 국고채 발행 물량은 5조원 줄인다.

2일 이 부총리는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자금이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을 오가면서 두 시장이 주고받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금융·주택시장 동향과 함께 가계 자금 흐름, 빚 규모 등 숨은 위험 요인을 꼼꼼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시장의 작은 이상신호를 조기에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잠재위험이 어디서 시작해 어디로 확산될 수 있는지 미리 살피면서 관계기관의 대응수단과 역할까지 사전에 협의하는 회의체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채권 분야에서는 고금리가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주로 다뤄졌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올린 뒤 중동 정세와 유가를 둘러싼 불안,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 기대 변화가 겹치며 세계 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5.2%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었다. 국내 국고채 3년물 금리도 4%대로 올라서는 등 시중금리 전반이 높게 형성돼 있다.

회사채 등 국고채 밖 채권 금리도 대체로 오르면서 신용스프레드는 올해 들어 벌어졌다. 신용스프레드는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 차이를 말하며 폭이 커질수록 기업이 돈을 빌릴 때 치르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 부총리는 높은 금리가 길어지면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만기가 돌아온 빚을 새로 빌린 돈으로 갚는 차환 과정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채권 금리와 발행 여건을 계속 점검할 방침이다.

국고채 시장 안정 대책도 재확인했다. 정부는 전날 예고한 대로 이달 국고채 발행 물량을 5조원 줄인다. 시장 상황을 보며 발행량을 더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긴급바이백 등 시장안정 조치도 함께 쓴다. 바이백은 정부가 이미 발행한 국고채를 만기 전에 다시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주택시장에서는 공급 선행지표가 좋아진 것과 별개로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 부총리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5주째 줄고 있으며 올해 1~8월 서울 주택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넘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남권 밖에서는 집값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허가·착공이 늘어도 입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있는 만큼 국민이 공급 확대 효과를 체감하려면 정책 노력이 꾸준히 뒤따라야 한다는 게 이 부총리 판단이다. 정부는 주택시장 흐름을 지켜보면서 기존 공급대책이 계획대로 집행되는지 현장 점검을 이어간다.

외환 분야에서는 지난 7월 내놓은 원화 국제화 로드맵 후속 조치가 진행된다. 정부는 해외원화업무취급기관(RFI-K) 관리를 위한 법령 개정을 이미 마쳤다. 일부 자본거래에 대한 사전신고를 사후보고로 바꾸고 신고 기준금액을 올리는 외환거래 규제 완화안도 곧 공개한다.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은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부총리는 외환규제 개편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피는 한편 건전성 규제와 감시 체계 고도화 방안 연구 등에서 관계기관과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을 찾아 신 총재와 면담하고 금융·외환·자산시장 위험요인을 함께 점검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이 부총리는 "앞으로 이 회의를 거시경제와 금융·외환·부동산시장을 하나의 그림 안에서 종합적으로 살피는 회의로 만들겠다"며 "경제·금융팀이 긴밀히 협업해 우리 경제와 금융의 안정을 지켜나가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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