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지난해 2월 재심 개시 결정…12월16일 선고

[더팩트 | 정예은 기자] 10·26 사태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총격을 가한 혐의로 사형당한 고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재심에서 검찰이 기존 유죄 판단을 유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서울고법 형사7부(구희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장의 내란 목적 살인 등 혐의 재심사건 결심공판에서 "내란 목적의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며 김 전 부장 측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기존 재판에서 김 전 부장이 최후진술을 통해 밝힌 살해 동기나 공동 피고인이었던 김계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증언 등을 토대로 김 전 부장의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공동 피고인인 김 전 실장은 기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전 부장이 박 전 대통령 시해 후 계엄을 선포하고 혁명위원회를 구성해 헌법기관을 제압하려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이같은 행위를 내란 목적의 폭동으로 판단한 기존 판결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부장 역시 당시 최후진술에서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혁명을 위해 대통령을 살해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대통령을 총격한 행위를 저항권이나 자유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전 부장 측은 국헌문란 목적의 범행이 아닌 우발적 행위였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김 전 부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당시 중정 부하들에게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다는 사실을 알린 것은 사건 발생 불과 3~40분 전"이라며 "그만큼 우발적인 사건이라고밖에 할 수 없어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47년 전 그날의 사건을 김재규 장군이 정권 탈취를 위해 저지른 내란목적살인으로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며 "이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46년 전 재판 과정도 적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소 이후 6개월 만에 대법원 판단까지 마무리되고, 판결 나흘 만에 사형이 집행되면서 변호인 접견 등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취지다.
공판을 마치기 전 재판부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전 부장의 여동생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치욕스러운 역사인 10·26 사건에 대한 판결을 바로잡을 기회가 이 재판부에 있다"며 "10·26과 김재규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 단초가 이 재판을 통해 규명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마치고 오는 12월16일 선고하기로 했다.
김 전 부장은 지난 1979년 10월26일 박 전 대통령과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5월 사형당했다.
유족들은 김 전 부장의 행위가 내란 목적이 아닌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것이었다며 2020년 5월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지난해 2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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